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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몬스타엑스, 켜켜이 쌓아온 분노가 걷히는 순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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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몬스타엑스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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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몬스타엑스의 진가는 분노로 켜켜이 쌓은 강한 인상 뒤에 가려진 진심 어린 내면에서 나온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나의 힘듦보다는 기다리는 팬들을 위한 콘텐츠 제작 생각이 앞서고, 촬영 뒤에 마무리 작업을 해야 할 스태프들을 배려할 줄 아는 세심한 면면들.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며 'K팝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몬스타엑스의 진짜 민낯이었다.

몬스타엑스(셔누, 원호, 민혁, 기현, 형원, 주헌, 아이엠)가 18일 정규 2집 두 번째 파트인 '더 세컨드 앨범 : 테이크.투 '위 아 히어'(THE 2ND ALBUM : TAKE.2 'WE ARE HERE')'로 돌아왔다. 지난해 10월, 정규 2집 테이크.원 '아 유 데어?(TAKE.1 'ARE YOU THERE')' 이후 4개월 만이다.

4개월 만에 두 개의 정규앨범을 연달아 내는 몬스타엑스의 지나친 열정에 문득 걱정이 앞섰다. 쉼 없이 달리는 경주마급 활동에 혹여 지치진 않았을지. 그러나 몬스타엑스는 끄떡없다며 강한 체력을 자랑했다. 멤버들은 "지난 '슛 아웃(Shoot Out)' 때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앨범"이라며 "시상식도 있고 여러 활동을 하다가 컴백을 하니까 오히려 계속 활동해온 느낌이라 더 좋다. 2019년도도 찢어보겠다"며 남다른 패기를 내비쳤다.

타이틀곡 '엘리게이터(Alligator)'는 서로를 서로의 늪으로 더 끌어당긴다는 뜻을 담았다. 감정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속성을 늪에 어울리는 악어와 연결 지었다고. 원호는 "가사를 보면 한 번 물면 빠져나올 수 없다고 돼 있다. 비유적으로 표현한 건데 누구 하나가 당기는 게 아니라 서로 끌어당기면서 늪으로 빠져드는 걸 보여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엘리게이터'의 메시지는 몬스타엑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했다. 몬스타엑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저번 앨범 같은 경우는 인간의 감정의 변화를 표현해봤어요. 사랑을 받고 싶다가 사랑을 받았다가 사랑을 받으면서 나태해졌다가 다시 사랑을 탐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것 같아요. 인간의 감정이라는 게 계속 반복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과정들을 한 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라고 생각한 거죠. 누구든 이 루프를 겪는다고 생각해요. 힘들기도 하고 사랑받기도 하고 나태해지기도 하고 고통받기도 하잖아요. 여기서 몬스타엑스가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는 하나로 연결돼 있다. 당신 곁에 우리가 있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였어요."(원호, 민혁)

매번 '역대급 칼군무'라고 입을 모았던 몬스타엑스는 이번에도 퍼포먼스에 중점을 뒀다고 자부했다. "예전엔 기승전결이 있었으면 지금은 기승결결결 같은 안무"라는 비유가 덧붙었다.

민혁은 "쉴 틈 없이 안무가 쪼개져 있다. 보통은 1, 2절 나오고 사비 나오고 브릿지가 나오면서 잠재웠다가 3절에 다시 강해지는데 이번에는 브릿지에 더 강해졌다가 마지막에는 안무를 180도 바꿔서 다른 안무로 한다. 끝까지 에너지를 가져가는 걸로 포커스를 맞췄다"고 밝혔다. '메인보컬' 기현은 "저희 안무가 격하기로 유명한데 이번 노래는 끝나면 명치가 아플 정도다. 너무 힘들더라도 1분 정도가 되면 회복이 되는데 이번에는 한 번 하고 나면 적어도 5분은 있어야 회복이 되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워낙에 안무가 격하다 보니 잇따라 무대를 소화해야만 하는 콘서트에 대한 걱정도 나왔다. 하지만 몬스타엑스는 "무대에 서면 다 하게 되더라"며 올해 또 월드투어가 예정돼 있다고 귀띔했다. 꽤나 잦은 월드투어 탓에 국내 팬들이 서운하지 않도록 활동을 더 자주 하려 한다고. 원호는 "월드투어를 갈 때도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나름의 콘텐츠를 준비를 많이 해놓는다. 작년에는 예능 '엑스레이'를 준비해서 월드투어 내내 수급했다. 팬분들 심심하지 않고 저희랑 소통할 수 있도록 이번에도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몬스타엑스가 팬들에게 남긴 선물은 몬스타엑스만의 무기가 됐다. 이제는 멤버들이 경쟁적으로(?) 아이디어를 낼 정도다. 몸을 혹사하는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도 짬을 내서 무언가를 또 해내고야 마는 열정의 근원이 궁금했다.

"회사에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보여주는 게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는 원호의 말에 민혁은 "월드투어 가면 공연하고 이동하고 인터뷰하고, 이걸 반복한다. 사실 힘들다. 만약 회사에서 '잠깐 쉬는 시간에 찍어야 돼' 이랬으면 못 했을 것 같다. 오히려 우리가 '여기 뭐뭐가 예쁘다는데 회사에 알아봐달라 하자. 그러면 잠깐 시간 있으니까 전에 곡 만들어놓은 거 뮤비 찍어서 가자' 그렇게 되니까 저희들도 힘들지가 않다. 팬분들께 안 들키려고 꽁꽁 숨기는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팬들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살뜰히 챙기는 몬스타엑스다. 몬스타엑스는 최근 고생하는 회사 식구들을 위해 전 직원에게 홍삼을 선물했다고. 몬스타엑스를 담당하지 않는 스태프들까지 모두 챙겼단다. 가히 경이로운 '선물왕'이었다.

원호는 "'슛 아웃'으로 1위를 하고 나서 너무너무 감사한 거다. 생각해보면 영상을 하나 찍어도 스태프들은 저희랑 똑같은 스케줄을 소화했지만 편집이나 이후 작업을 또 해야 되지 않나. 제일 힘든 사람은 스태프들이었던 거다. 크게 선물을 해드린 건 아니지만 '간간이 작은 선물이라도 하자' 했다. 처음엔 비타민을 생각했다가 '조금 더 가자' 해서 홍삼으로 바꿨다"고 여유롭게 눙쳤다.

이토록 배려심 있는 스타성에는 데뷔 후 4년간 치열하게 쌓아온 경험치가 크게 작용했다. '한 번에 빵'이 아닌 차근차근 밟아온 단계적인 성장이 열정과 겸손함을 내재시킨 셈이다.

민혁은 "저희는 항상 '내년이 기대되는 가수'였다. 그 내년이 또 내년이 되고. 상을 받아도 올해의 뭔가 아닌 넥스트 제너레이션처럼 다음 해가 기대되는 가수였다. 저희도 그 기대를 같이 하게 됐고 그게 얼마만큼인지도 모르고 기대에 부응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서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 만약 한 방에 1등이 되고, 한 방에 시상식에서 좋은 상을 받고, 한 방에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면 장담할 순 없지만 지금만큼 열심히 하진 않았을 것 같다.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행복하진 않았을 것 같다. 멤버들 팀워크도, 회사와의 관계도 이만큼 못 왔을 것 같다. 항상 내년을 기대하면서 생각 없이 한 게 몬스타엑스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원호는 이어 "성적이 안 좋을 때 남들이 배우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된 것 같다. 좋아하는 걸 했기 때문에 지치지 않았던 것 같다. 재밌는 일도 계속하면 지치겠지만 저희도 그 나름대로 휴식이 있었고 늘 앨범을 준비하는 게 여행 가는 것처럼 즐거웠다. 무대 자체가 행복하고, 공백이라는 게 없는 것에 대해서 회사에 감사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3년 전에 대표님한테 시상식에서 '저희는 언제 저런 상 받아요?' 철 없이 물어봤는데 '바닥을 찍어야 점프를 한다'고 얘기하셨거든요. 뭘 말하고 싶으셨는지 저희가 열심히 함으로써 느껴지는 것 같아요. 바닥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이만큼 점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목표를 정해놓기보다는 앞을 보고 열심히 달려가는 게 더 멀리, 높이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요."(민혁)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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