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수비를 잘하는 것은 안정적인 포구와 정확한 송구를 뜻한다.
좋은 내야수를 평가하는 기준은 볼을 따라가는 발놀림인 ‘풋워크’와 볼을 잡을 때 글러브를 원활하게 움직이는 ‘핸들링’ 그리고 ‘강한 어깨’이다. 올 시즌 삼성의 해외 유턴파 이학주의 수비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다.
지난 14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스프링 캠프 연습 경기를 가졌다. 삼성 이학주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 캠프에서 본 삼성 라이온즈 유격수 이학주(29)의 발놀림은 가벼웠다. 보통 내야수들은 큰 스텝으로 움직이는 것 보다는 짧은 스텝으로 움직이는 잽스텝(Jab Step)으로 움직이라고 한다. 큰 스텝은 타구의 바운드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불규칙 바운드가 되었을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불규칙 바운드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데 이학주의 발 스텝은 짧게 움직이는 잽(Jab)을 하고 있었다.
잽스텝의 장점은 타구의 성질에 따라 앞뒤로 쉽게 움직이며 정확한 포구에 도움이 된다. 잽스텝으로 빠르게 볼 앞에 간 후에는 두 다리를 지면에 안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 닿는 드롭 스텝(Drop Step)은 두 발을 동시에 지면에 디디는 스텝을 말한다. 이 자세가 안정적이어야 핸들링을 편안하게 하고 그 이후 자연스럽게 던지는 방향으로 힘을 전달 할 수 있다.
이학주가 실전공백은 있었지만 막상 펑고 받는 모습을 보면 편안하다는 느낌을 준다. 정면 타구를 처리할때는 앞쪽으로 자연스럽게 전진하며 볼을 포구한 후 부드럽게 송구로 연결 시킨다. 포 핸드 땅볼 역시 2루 베이스 방향에서 볼을 잡은 후 어깨를 1루 방향으로 틀어서 던지는 모습이 간결했다. 관건은 백핸드 타구인 3루간의 땅볼이었는데 1루까지 강한 송구를 보여주며 수비에서는 흠 잡을 곳이 없었다.
또 이학주가 포핸드, 백핸드 타구를 쫓아갈 때 다리가 크로스 오버 스텝(Cross over Step)과 잽 스텝 중 어느 스텝을 하는지 필자가 유심히 지켜봤다. 이학주는 잽 스텝을 통해 볼을 따라 갔다. 보통은 크로스 오버 스텝을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볼을 잡으러 가는 방향의 발이 먼저 움직이는 잽 스텝이 더 효과적이라는 이론도 있다. 일본 센다이대학 스포츠대학원에서 발간한 도루에 대한 논문을 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그림1 ‘A sequence of the jab step technique drawn with the GRF vector acting on each foot from the ground, and definitions of phas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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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의 자료에 의하면 도루에서 잽 스텝 기술은 크로스 오버 스텝 기술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스텝이 더 좋고 나쁘고를 평가하지 보다는 선수가 볼에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스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이학주의 수비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당연히 실전과 연습은 분명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습하는 모습을 통해 위의 3가지 기준으로 보면 좋은 내야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올 시즌 삼성은 센터라인을 이학주와 김상수가 확실하게 맡아 준다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야구는 1점차 승부를 어떻게 펼치느냐의 싸움이기도 하다. 안정적이고 강력한 수비가 필요한 게 핵심이다. 그 역할을 이학주가 맡아준다면 올 시즌 삼성이 큰 힘을 낼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야구 기술위원회 위원, 야구 대표팀 수비 코치)
영상제공=DC 베이스볼
논문= Tomohisa Miyanishi and So Endo(2014), A BIOMECHANICAL COMPARISON OF THE CROSSOVER STEP AND JAB STEP TECHNIQUES IN THE PUSHOFF OF BASE STEALING STARTS IN BASEBALL, Graduate School of Sports Science, Sendai University, Miyagi,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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