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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팀 바꿔도 유효한 케이로스의 덫, 벤투는 파괴할까? [한국 콜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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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이상철 기자] 팀이 바뀌었지만 케이로스의 ‘덫’은 유효하다. 벤투의 공격축구는 전임자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까.

파울루 벤투 감독의 대한민국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콜롬비아가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결한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2017년 11월 14일 울산 경기(한국 2-1 승) 이후 496일 만에 맞붙는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낸 후 가진 모의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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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은 한국축구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과 악연을 끝낼 수 있을까.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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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감독의 대결에 더욱 초점이 모인다. 우선 사제 대결이다. 1991년 38세의 젊은 나이에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은 케이로스 감독은 이듬해 23세 벤투를 첫 발탁했다.

벤투 감독은 “케이로스 감독과는 좋은 인연이 많다. 그 동안 업적을 보면, 존중 받아야 할 지도자다. (케이로스 감독이 콜롬비아에서)새롭게 도전하는데 멋진 대결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잠시 옛 생각을 떠올리더니 즐거운 듯 “사제라고 이야기하는데 벤투는 나이가 더 많다. 그렇다면 (내가)선생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농담까지 건넸다. 그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표현했다.

2019 아시안컵 결승에서 이뤄지지 않은 두 감독의 만남이 53일 뒤 서울에서 이뤄진다. 그렇다고 두 감독의 해후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될 수는 없다. 친선경기라고 해도 두 감독 모두 ‘승리’의 열매를 맺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국 A대표팀 감독에게 케이로스 감독은 ‘악연’이다. 2012년 이후 다섯 번의 대결에서 한 번도 못 이겼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번이 세 번째 방한이다. 한국 땅을 밟을 때마다 한국 감독의 얼굴이 바뀌었다. 사람은 바뀌었으나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늘 웃은 건 케이로스 감독이었다. 한국 감독은 이란전 후 궁지에 몰렸으며 180도 달라진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케이로스 감독에게 번번이 당한 건 그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이 설치한 거미줄 수비를 한 번도 뚫지 못했다.

수비수 예릭 미나(에버턴)도 “감독님의 주문대로 일본전 결과(1-0 승)가 좋았다. 한국전도 감독님의 역할이 가장 크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콜롬비아는 세계랭킹 12위다. 38위의 한국보다 26계단이 높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서 일본에 1-2로 패한 뒤 6승 2무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보다 더 강한 팀을 맡았으나 케이로스 감독의 색깔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콜롬비아 사령탑으로 데뷔전이었던 22일 일본전에서 라다멜 팔카오(AS 모나코)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콜롬비아(9개)보다 두 배 가까운 16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효율성에서 떨어졌다.

호세 페케르만 감독이 8년간 조련한 팀을 금세 바꾸기 어렵지만 안정된 수비는 케이로스 감독이 추구하는 기본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한, 두 번 훈련으로 오랜 경험으로 누적된 팀의 색깔을 바꾸는 것은 무리다. 그렇지만 한국전에 담백한 플레이, 그리고 안정된 수비에 집중할 것이다. 일본전과 비슷한 색깔을 유지하되 한, 두 가지 요소만 변경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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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오른쪽)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을 상대로 지지 않은 감독이었다. 그렇지만 그 또한 득점에 실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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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축구를 천명한 벤투 감독과 상반된다. 벤투 감독은 “세부 전략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기본 형태는 그대로 가져간다. 볼리비아전을 준비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역동적이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지금껏 했던 대로 경기를 지배하고 상대 진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최대한 많은 공격을 펼치는 게 목표다.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 지켜보자”라고 덧붙였다.

과거 여러 감독이 호기롭게 외쳤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은 케이로스 감독의 이란을 상대로 높은 점유율과 파상 공세를 펼쳤다. 하프 게임에 가까웠다. 그러나 매번 골이 없었다.

벤투 감독은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이라고 총평한 볼리비아전에서 흠을 찾는다면 결정력 부족이었다. “앞으로 득점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막강해진 화력으로 케이로스의 덫을 파괴할 수 있을까.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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