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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두산 포수 박세혁 “NC타석에 선 의지형 보면 찡하면서 이상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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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잠실 NC전… ‘선배’ 양의지와 첫 맞대결
한국일보

두산 포수 박세혁이 4일 서울 잠실구장 KT 전에 앞서 좋은 경기를 다짐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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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형을 존경하지만, 승부는 냉정하게 하겠습니다.”

두산 포수 박세혁(29)이 팀에서 포수로 같이 뛰었던 양의지(31ㆍNC)와 5~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첫 진검 승부를 펼친다. 지난 2012년 입단한 박세혁은 상무 시절(2014~15)을 제외하고 지난해까지 만 5년 동안 양의지와 같은 포지션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팀 청백전을 제외하고 정식 그라운드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세혁은 “타석에 선 의지형을 보면 가슴이 찡할 정도로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면서 “그래도 꼼꼼히 전력을 분석해 승부를 펼치겠다”고 했다.

지난 2010년부터 9년간 두산의 안방을 지켰던 양의지의 공백은 올 시즌 두산의 ‘유일한 불안 요소’로 꼽혔다. 박세혁은 그러나 조금씩 그 우려를 지워가고 있다. 3일까지 팀 평균자책 2.57을 기록 중인데 LG(2.47)에 이어 10개 구단 가운데 2위다. 두산은 양의지가 안방을 지키던 지난해 평균 자책 3위(4.98)였는데, 마운드 주요 전력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들의 기록이 좋다는 것은 결국 박세혁의 투수 리드가 좋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최근 기록에서 나타나듯 투수와의 호흡이 좋다”고 평가했다.

어엿한 주전 안방 마님의 노련함도 엿보인다. 3년차 선발 이영하가 흔들리자 마운드에 올라가 “너는 선발이다. 물러날 필요 없다”며 마음을 다독이며 6이닝 1실점 호투를 합작했다. 폭투로 공이 뒤로 빠졌을 때는 재빨리 잡아 1루로 송구, 1루 주자를 잡아내기도 했다.

‘필기 노트’를 적극 활용한다고 했다. 공 배합을 어떻게 했는지, 상대 타자를 어떻게 상대했는지 꼼꼼히 적어둔다. 박세혁은 “나중에 경기 영상을 돌려봐도 시간이 지나면 당시의 생생한 느낌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경기 중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단상을 그때그때 적어둔다”라고 말했다.

다만 타석에서는 10경기에서 0.250로 다소 아쉬웠는데, 최근 경기에서는 잠자던 타격까지 터지면서 팬들에게 확실하게 이름을 알리는 모습이다. 박세혁은 지난 3일 잠실 KT전에서 3타수 2안타(2타점 1득점)에 결승타점을 뽑아냈다. 박세혁은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아있고 이제 10경기를 치렀을 뿐”이라며 “지금의 결과로 흔들려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 백업 포수 기간을 거친 만큼 이제는 ‘박세혁 표 야구’를 펼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는 “제가 언제 이렇게 많은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있었나”라고 반문한 뒤 “출전 자체가 제겐 큰 의미고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 동안 배우고 준비했던 것을 그라운드에서 다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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