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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또 무너진 이대은…반전 없인 KT 비상(飛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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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수원 전영민 기자] “기대만 하고 있습니다. 잘 던지길….”

이대은(30)을 향한 이강철(53·이상 KT) 감독의 기대는 명확하다. 그저 마운드 위에서 잘 던지는 일이다. 개막 후 두 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에도 신뢰는 한결같다. 하지만 이대은은 세 번째 등판에서도 고개를 떨궜다. ‘이대은의 진면모가 이정도인가’라는 궁금증까지 생길 정도다.

4이닝 4피안타(2피홈런) 3실점. 이대은이 7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남긴 기록이다. 경기 초반부터 상대 타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1회초 외인 타자 토미 조셉에게 투런포를 얻어맞았고, 3회 오지환에게도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무실점으로 막은 이닝에도 외야수들의 수비 도움이 없었다면 대량실점도 가능했을 정도다.

제구부터 온전치 않았다. 탈삼진을 3개 수확하는 동안 볼넷을 2개나 내줬다. 총 69구를 던졌는데 스트라이크는 39개, 볼은 30개였다. 사실상 1대1에 가까운 비율이다. 주 무기인 패스트볼(36개)과 포크볼(15개) 역시 스트라이크존을 배회했다. 땅에 내리꽂힐 정도로 낮거나 포수 장성우가 일어서서 받아야 할 정도였다. 자신 있는 구종이 맘처럼 움직이지 않은 탓에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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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위도 밋밋했다. 조셉에게 홈런을 맞은 구종은 포크볼, 오지환에게는 패스트볼을 두들겨 맞았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8㎞, 포크볼은 137㎞이었다. 평소에 비해 구속이 느린 편은 아닌데 상대 방망이를 압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트라이크존에 밋밋하게 흘러들어오는 공은 ‘한방’을 날릴 수 있는 조셉과 오지환에게는 그저 좋은 먹잇감이었다.

이대은은 올 시즌 KBO리그에 파란을 일으킬 유력 후보 1순위였다. 경험과 실력을 입증한 ‘중고 신인’이어서다. 신일고 졸업 직전부터 시카고 컵스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고, 2015년부터는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2015 프리미어12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야구단에서 군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꾸준히 관심을 독차지했다. KT가 2019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1순위로 이대은을 품은 이유다.

실망만 가득하다. 지난달 14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에서 4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신고식을 치렀다. 다양한 구종과 구질을 점검하는 시범경기였던 까닭에 수긍할 수 있는 기록이었다. 당시 이대은 역시 “맞아도 미리 맞는게 낫다. 정규시즌에는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그러나 달라진 게 눈에 띄지 않는다. 도리어 전력피칭을 하면서도 반등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KT는 올시즌 비상(飛翔)을 꿈꿨다. 지난해 신인왕을 거머쥔 강백호, 그리고 올 시즌엔 ‘즉시전력감’ 이대은까지 합류해서다. 다만 이대은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투구를 보이지 못했다. 다음 등판에서 반전이 없다면 본인이 목표로 삼았던 시즌 10승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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