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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SK 문승원 “승리투수? 승리요정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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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승리투수는 못 돼도 괜찮으니, 팀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시작이 좋다. 문승원(30·SK)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4(14이닝 1실점)를 기록 중이다.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이 0.57에 불과하며, 피안타율도 0.106에 머물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수장의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하다. 염경엽 SK 감독은 “문승원이 마운드 위에서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작년까진 경기 중반 갑자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올해는 자신감 있게 싸워 이겨내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문승원은 가장 먼저 ‘생각의 변화’를 꼽았다. 문승원은 “과거엔 어떻게 해서든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결국은 (안타를) 맞더라”면서 “이제는 맞을 거 빨리 맞고, 다음 타자를 준비하려 한다”고 말했다. 보다 효율적인 투구(이닝 당 투구 수 13.8개)를 하게 된 것은 물론이다. 손혁 투수코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 문승원은 “손혁 코치님께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시더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바뀐 ‘훈련 방식’도 효과를 보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문승원은 개수를 정해서 한 곳으로만 집중적으로 던지는 훈련 방식을 채택했다. 예전에는 훈련 시 여러 곳으로 공을 던지곤 했다. 커맨드(스트라이크, 볼과는 관계없이 자신이 던지고 싶은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제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경기당 볼 개수는 줄어들고(2.21→1.93), 삼진은 늘었다(7.29→9.64). 삼진과 볼넷 비율은 5대 1이다.

문승원은 이미 5선발,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가 아니었다면, 더 높은 선발 순번이었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문승원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기에, 더 많은 자극을 느끼고 또 배운다”고 말한다. 목표 역시 명확하다. 팀의 승리다. 문승원은 “승리투수는 못 돼도 괜찮으니, 내가 나가는 날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면서 “사실 전승하고 싶었는데, (3일 인천 롯데전에서 패한 이후) 8할로 조정했다”고 껄껄 웃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SK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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