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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문학 극장?…SK, ‘버티는 야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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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가 않다.’

‘디펜딩 챔피언’ SK가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로 만끽하게 된 10승 선착이다. 앞서 2006년, 2007년, 2009년, 2011년에도 SK는 가장 먼저 10승에 도착하는 쾌거를 맛본 바 있다. 이 가운데 2006년을 제외하곤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2007년 우승). 지난해까지 10승 선전 팀의 정규리그 우승 확률은 42.4%(1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27.3%(9차례, 이상 1982~1988 전후기리그·1999~2000 양대리그 제외)다.

인상적인 부분은 그 과정이다. 마운드와 방망이가 심하게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8일 기준 SK 팀 평균자책점은 2.86으로 LG(팀 평균자책점 2.24)에 이어 2위다. 반면, 팀 타율은 0.228로 리그 최하위다. 팀 컬러가 크게 드러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홈런은 13개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장타율(0.359), OPS(0.658) 등은 각각 7위, 8위에 머물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고는 하지만,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는 타자는 정의윤(0.368), 김강민(0.309) 뿐이다.

그럼에도 SK가 초반 질주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까. 무엇보다 ‘버티는 야구’가 가능해졌다. 기대했던 선발진(팀 평균자책점 2.70·1위)은 물론, 불펜진(3.12·2위) 역시 힘을 내고 있다. 새롭게 ‘마무리’ 중책을 맡은 김태훈이 7경기에서 1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1.13을 기록하며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정영일, 박민호, 서진용, 하재훈 등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선취점을 내줬다 하더라도, 뒷문이 탄탄하니 언제든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실제로 SK는 10승 가운데 8승을 역전승으로(1위) 장식했으며, 끝내기 승리도 5승이나 된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SK는 사실 ‘뒷문’이 탄탄한 팀이 아니었다. 지난해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5.49로 7위에 그쳤으며, 반대로 블론세이브는 21개로 넥센, 롯데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먼저 실점을 했을 때의 승리 확률은 32.1%(8위)에 불과했다. 비시즌 전력 보강이 잘 됐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수들이 ‘이기는 법’을 배우게 되는 건 물론이다. 시즌 전 SK 불펜진은 “우리끼리는 단 한 번도 약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SK 불펜이 약하다는 편견을 깨주겠다”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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