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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키움의 만만치 않은 고민, 잡히지 않는 필승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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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불펜 김상수가 10일 2019KBO리그 키움히어로즈와 KT위즈의 경기 8회초 2사 1,2루에서 KT 4번 로하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후 아쉬워하고 있다. 2019.04.10.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시작은 완벽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불펜 필승조가 정확히 1이닝씩 나눠 던지며 승리를 완성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그렸던 막강 필승조 청사진이 고스란히 펼쳐졌다. 하지만 이후 마무리투수 조상우를 제외한 필승조 전원이 고전하고 있다. 지난 10일까지 불펜진 방어율 6.20으로 이 부문 최하위다.

면면은 화려하다. 7경기 8이닝 동안 방어율 제로를 마크하고 있는 조상우가 뒷문을 책임지고 한현희, 김상수, 오주원, 이보근 등이 조상우 앞에서 대기한다. 그러나 이보근은 3.2이닝 14실점으로 무너진 채 2군으로 내려갔고 김상수와 한현희, 오주원도 방어율이 5점대를 넘어갔다. 수 년 동안 필승조로 커리어를 쌓아온 이들이 거짓말처럼 무너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쉽게 승리를 확정짓지 못한다. 지난 9일과 10일 고척 KT전이 그랬다. 지난 9일 키움은 7-3으로 4점 앞선 채 맞이한 9회초 신재영을 마운드에 올려 승부에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그러나 신재영이 오태곤과 고명성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가 되자 어쩔 수 없이 조상우를 투입했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남았지만 3번 타자 강백호를 시작으로 KT 클린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최상의 카드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조상우가 강백호를 154㎞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처리해 승리했으나 뒷맛이 개운치는 않았다. 10일 경기도 비슷했다. 8회초 김상수가 연달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조상우가 일찌감치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조상우를 향한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상태다.

물론 이제 겨우 144경기 마라톤의 시작점을 지났을 뿐이다. 적은 시범경기, 평소보다 빨랐던 개막일 등을 고려하면 키움 필승조의 고전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 투수는 작은 포인트 하나만 수정해도 본궤도에 오른다. 키움 장정석 감독도 조급함을 드러내기 보다는 믿음을 강조하고 있다. 장 감독은 지난 9일 고척 KT전에 앞서 “구위는 괜찮은데 제구가 안 되서 맞는 경우가 많다. 공이 너무 가운데로 몰리면서 장타를 허용하거나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공을 던지며 카운트 싸움이 불리해진다”면서도 “하지만 당장 선발진을 조정하면서까지 변화를 주고 싶지는 않다. 잘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다시 올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 장 감독과 브랜든 나이트 투수코치는 장고 끝에 안우진와 이승호를 선발투수로 낙점하고 선발투수였던 한현희를 불펜 필승조로 돌렸다. 안우진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불펜에서 괴력을 발휘했으나 궁극적으로 안우진에게 맞는 옷은 토종 에이스라고 봤다. 한현희도 불펜 투수로 나설 때는 좌타자 상대시 약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현재와 미래를 신속하게 움켜쥐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이승호와 안우진은 지난 2경기서 나란히 선발승을 거머쥐며 궤도에 오르고 있다. 필승조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 키움의 진짜 저력이 드러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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