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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스포츠타임 시선] 만나면 좋은 친구… SK-KIA, 첫판부터 '답답한' 대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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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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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와 KIA는 근래 들어 인천에서 혈투를 벌이곤 했다. 팬들의 정신을 쏙 빼놓는 전설적인(?) 다득점 승부도 적지 않았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앞서가는 것이 아닌, 서로 사생결단 포격전이 이뤄지다보니 흥미가 배가됐다.

그런데 올해 첫 만남은 달랐다. 두 팀은 이날 경기 전까지 모두 타격 침체에 빠져 있었다. 선두 SK는 막강한 마운드의 힘으로 6연승을 달리고 있었으나 그와 별개로 타격은 침체였다. 직전 경기인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딱 1점을 내고 이겼다. KIA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10일과 11일 광주 NC전에서 2점씩, 합계 4득점에 그쳤다.

경기 전 양팀 사령탑의 만남에서도 타격 부진이 화두에 올랐다. 염경엽 SK 감독은 “우리가 더 안 맞는다”고 했고, 김기태 KIA 감독은 “그래도 이기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그런 두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방망이는 얼어붙었고, 근래에 보기 드물었던 투수전 양상이 이어졌다. 그런데 승부는 또 그 나름대로의 방식이 있었다. 다른 의미에서의 접전이었다. 경기는 오후 11시 46분에 끝났다. 경기시간 5시간을 훌쩍 넘긴 올 시즌 첫 무승부였다.

기본적으로 선발투수들이 잘 던진 것도 있었다. 제이콥 터너(KIA)는 제구가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힘으로 SK 타선을 눌렀다.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긴 것이 결정적이었다. 브록 다익손(SK) 또한 높은 쪽 코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었다. 베테랑들이 상당수 빠진 KIA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날은 스트라이크존까지 넓었다. 타자들이 SK나 KIA나 가릴 것 없이 좌우 스트라이크존 폭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를 간파한 투수들이 바깥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타자들로서는 더 어려운 승부가 이어졌다.

SK는 1회 2사 만루에서 최정의 큰 타구가 중앙 담장 바로 앞에서 잡혔다. 3회 1사 만루에서도 최정의 날카로운 타구가 유격수 박찬호의 글러브 속으로 쏙 들어갔다. 불운했다면 불운했지만 타구의 질이 꼭 득점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KIA는 5회까지 이렇다 할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끌려갔다.

SK가 4회 고종욱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냈지만, KIA는 6회 선두 박찬호의 2루타, 최원준의 우전안타로 잡은 무사 1,3루 기회에서 이명기의 2루 땅볼 때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7회에는 선두 이범호의 2루타, 이창진의 희생번트로 잡은 1사 3루에서 문선재가 천금같은 희생플라이를 쳐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KIA는 7회 후속 찬스를 놓쳤고, 승부는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도저히 자리를 뜨기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양팀 팬들의 애를 태웠다.

SK가 8회 2사 1,2루에서 대타 이재원과 고종욱의 연속 안타로 승부를 뒤집자, KIA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홍재호의 내야안타 때 최정의 송구 실책을 등에 업고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이어 연장 10회에는 1사 1,3루에서 유재신의 투수 실책성 플레이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SK는 연장 10회 2사 2루에서 고종욱이 좌중간 적시 3루타로 KIA 승리에 훼방을 놨다. 두 팀 모두 승리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블론세이브가 올라간 것이다. 결국 경기는 연장 12회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패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이길 기회를 움켜쥐지 못했다. 타격전 양상이었던 예전 접전과는 또 달랐다. 특히 SK는 10안타 15사사구를 골라내고도 결정적 한 방이 없어 아쉬웠다. KIA도 투수들을 모두 다 쓰는 등 출혈이 적지 않았다. 4번 최형우의 부진도 이어졌다는 점에서 고민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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