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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감독들이 벤치클리어링 촉발 '왜 우리선수에 뭐라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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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두산전 8회 정수빈의 몸에 맞는 공 상황에서 양상문 감독이 항의하고 있다. 2019.4.28 잠실|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왜 우리 선수 갖고 뭐라 그래?’

28일 잠실 롯데 두산전에서 선수들이 아닌 감독들로 인해 8회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는 희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상황은 이랬다. 두산이 9-2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정수빈이 롯데 구원투수 구승민의 몸쪽공에 오른쪽 옆구리를 맞았다. 얼마나 통증이 심했던지 쓰러져서 한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벤치에서 트레이너와 권명철 수석코치가 뛰어나갔고 롯데에서도 공필성 수석코치 등이 나와 정수빈의 상태를 지켜봤다. 이 과정에서 권 코치가 공 코치에게 뭔가 얘기하며 항의하는듯 했다.

그런데 잠시후 두산 벤치에서 김태형 감독이 천천히 걸어나와 정수빈의 상태를 보며 모여있는 공 코치에 뭔가 얘기하고 들어갔다. 그리고 정수빈이 일어나 상황이 일단락 되는가 싶었는데 이번엔 롯데 양상문 감독이 두산쪽 벤치를 향해 걸어나오며 항의했다. 그러자 두산 김태형도 걸어나갔고 양쪽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양쪽 수석코치가 감독을 적극적으로 말리고 선수들간의 충돌은 없이 일단락됐지만 선수가 아닌 감독이 흥분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일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이 공필성 코치와 구승민 선수에게 어떤 얘기를 했다. 사구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경기중에 있을 수 있는 일인데 남의 선수한테 타팀 감독이 뭐라고 하냐”며 그라운드에 뛰쳐나온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두산 프런트는 “김태형 감독이 나가서 공 코치와 구승민에게 ‘야구 좀 잘 하라’고 얘기한 것은 맞다”며 “직전 이닝에 정병곤이 맞았고 점수차가 벌어진 가운데 정수빈이 또 맞아 고의성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공 코치는 지난해까지 두산 코치로 있어 친분이 있기에 편하게 말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상황을 보면 앙쪽 모두 벤치를 비운 이유가 있었지만 속내는 모두 강한 승부욕에서 기인한다. 롯데는 최근 4연패에 원정 7연패, 그리고 두산전 7연패 중으로 팀분위기가 안 좋았다. 그런 와중에 시비거리가 생겼으니 벤치클리어링으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을 법했다. 두산은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상은 전혀 달갑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사구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됐든 이날 두산은 또 롯데를 꺾었고, 롯데는 두산전 8연패 수렁에 빠졌다. 단순히 이기는 지는 것에 대해서도 예민해질수 있는데 다른 상황까지 겹치며 더욱 투지를 세울 수 밖에 없다. 다음 경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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