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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깜짝승선 후 2부리그 임대간 김준형 "뛸 때마다 간절함이 생긴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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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광주FC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지난해 12월 아시안컵을 대비한 전지훈련 명단에는 잠재적 가능성을 지닌 영건들이 여럿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띠었던 선수는 미드필더 김준형이었다. 당시 프로 2년차의 김준형은 K리그 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다.

김준형은 아시안컵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예비엔트리 자격으로 대회 개막 직전까지 대표팀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훈련 도우미 역할을 소화했다. 비록 아시안컵 무대를 밟지는 못했지만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김준형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지난 2월 말 김준형은 수원 삼성을 떠나 광주로 1년간 임대 이적을 결정했다. 수원에서 입지를 넓힐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부리그로 향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수 밖에 없었다. 김준형은 “사실 임대는 내 의지도 있었지만 먼저 구단을 통해 이야기가 나온 상황이었다. 사실상 수원에서 입지가 줄어든데다 올시즌이 나에게 중요한 시점이라 임대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한 뒤 “죽었다 생각하고 광주로 왔다. (클럽하우스가 있는)목포가 축구만 생각하기에는 좋은 환경이라 1년동안 죽었다 생각하고 축구에만 매진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내려왔다”고 싱긋웃었다.

김준형이 수원을 떠나 광주로 온 이유는 단 하나다. 보다 많은 경기를 뛰고 싶어서였다. 2017년 수원에 입단한 그는 데뷔시즌에 1군 무대 데뷔가 불발됐다. 2년차에도 후반기에 기회를 얻었지만 9경기 출전에 그치며 백업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준형은 광주 유니폼을 입은 뒤 4일만에 열린 개막전에서 교체 투입돼 첫 경기를 소화했고, 올시즌 9경기(FA포함)를 뛰면서 점차 주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는 “항상 1년차부터 힘들어서 뛸 때마다 간절함이 생긴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서 매 경기마다 간절하게 임한다. 기회가 자주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면서 “솔직히 내가 여기서도 아직 입지가 좋지는 않다. 한번씩 선발 기회가 왔을때 잡아야한다. 항상 간절한 마음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김준형은 올해 초만해도 수원이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을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광주행은 더욱 어려운 결정이었다. 그는 “대표팀을 다녀오면서 수원에서 지난해보다 좀 더 많은 경기 출전하겠다고 자신있게 생각했다. 하지만 100% 몸상태로 대표팀에 다녀온게 아닌데다 몸이 빨리 올라오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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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훈련멤버로 참여했던 김준형이 동료들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선물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불과 수개월전만해도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렸던 그가 이제는 2부리그에서 주전경쟁을 하고 있다. 김준형의 입장에서는 수원 팬들과 벤투 감독의 뇌리에서 잊혀질까봐 걱정이 될만도하다. 하지만 그는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걱정조차도 사치라고 생각한다. 김준형은 “어디서든 내가 잘하면 누구든지 지켜보실거라 생각한다. 이 위치에서 대표팀을 꿈꾸는 것은 말도 안된다. 대표팀이 나에게 득이 된 것도 있지만 독이 된 것도 있다. 여기서 주전을 꿰차야한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만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준형은 어린시절부터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고교시절 무릎 수술 전력으로 인해 대학 진학이 좌절되면서 선수 생활이 중단될뻔했다. 송호대 진학이 터닝포인트로 작용하면서 결국 이 자리까지 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이번에 광주로 올때도 시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항상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여기서 잘해서 다시 돌아가야한다는 마음이다. 내 인생이 순탄하지만은 않아서 이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준형의 올시즌 목표는 분명하다. 뛸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잡는 것이다. 1분이라도 더 그라운드를 누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는 “많이 뛰기 위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교체라도 거의 매 경기 출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팀에 더 녹아들어서 주전자리를 꿰차 발전된 모습으로 수원으로 돌아가는게 내 목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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