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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SW시선] ‘추락하는’ 롯데·KIA, 그들에겐 허락되지 않았던 ‘따뜻한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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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추락하는 두 팀에게 날개는 있을까.’

봄기운이 완연한 5월. 하지만 따뜻한 ‘봄날’이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닌 듯하다. 여전히 차디찬 바람을 맞으며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이 있다. 롯데와 KIA가 대표적이다. 너무도 일찍 찾아온 위기, 한 걸음 떼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전통의 인기구단’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 연패는 자꾸만 길어지고, 순위는 속절없이 떨어진다. 8일 기준 롯데(12승25패·승률 0.324)는 최하위까지 내려앉았고, KIA(13승26패·0.333) 역시 공동 8위로 위태롭다.

이름값만으로는 그 어떤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 두 팀이다. 개막 엔트리 기준으로 롯데 평균 연봉은 3억9300만원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였다. KIA의 경우 당시 평균 연봉이 2억9604만원으로 집계됐지만, ‘외인 원투펀치’ 저스틴 터너와 조 윌랜드가 빠진 수치였다. 두 선수의 올 시즌 연봉은 상한선인 100만 달러(약 11억8000만원)로,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인 투수들 가운데 공동 6위에 해당한다. 이들을 넣으면 KIA의 평균연봉도 3억 원을 넘어간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더니, 두 팀 모두 ‘마운드’ 싸움에서 크게 밀린다. 3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롯데와 KIA는 각각 팀 평균자책점 5.91, 5.93을 기록, 나란히 9~10위를 마크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롯데는 불펜진(6.76) 10위, KIA는 선발진(6.43) 10위다. 기본적으로 선발 로테이션 자체가 원활하지 않다. 롯데가 시즌 초반 복수의 후보군을 묶어 활용하는 이른바 ‘1+1 전략’이라는 방안을 꺼내들었던 이유다. KIA는 여전히 5선발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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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타선에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아니다. KIA 팀 타율은 0.254로 어느새 맨 아래까지 떨어졌다. 롯데는 0.260으로 그나마 낫지만, 5월 이후로 범위를 한정하면 0.246까지 낮아진다. ‘장타’에서도 빈약하기는 마찬가지. 사이좋게 21개씩의 홈런을 작성, 이 부문 공동 9위에 올라 있다. 해줘야할 선수들의 침묵이 뼈아플 따름이다. 롯데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등 컨디션이 들쑥날쑥하고, KIA 김주찬, 나지완 등은 깊은 부진의 수렁에 빠진 지 오래다.

핑계거리는 있다. ‘부상 악재’다. 롯데의 경우 시즌 전부터 박세웅, 박진형 등이 빠져있는 데다가, 민병헌, 한동희 등도 중간에 자리를 비웠다. KIA도 비슷한 상황. 임기영, 한승혁, 윤석민, 이범호 등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수’는 유독 두 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 보기 어렵다. 결국 그만큼 팀의 선수층이 얇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비시즌 얼마나 플랜 ‘B’, ‘C’를 촘촘히 세웠었는가에 대한 물음표를 쏟아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위기는 준비된 자에겐 기회로, 그렇지 않은 자에겐 고난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이제 겨우 4분의 1 정도의 시즌을 치른 시점에서 두 팀이 이렇게 무너졌다는 것은 많은 것들을 시사한다.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KBO리그의 흥행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추락은 위험하다. 돌파구는 문제점을 ‘인지’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통렬하게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팀을 재정비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많은 이들이 두 팀의 ‘쨍 하고 해 뜰 날’을 고대하고 있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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