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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축구 선수를 시작해 프로로 가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말을 한다. 그만큼 축구 선수로 성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말이고, 많은 축구 선수들이 도중에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은퇴한 축구 선수들이 사회에 나와 겪는 것은 축구 선수 로 생활할 때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중, 고등학교 시절 대형 센터백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찌감치 축구를 그만두고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방상호라는 '축구인'에게 축구 선수 이후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유소년 축구 클럽 'G-SPORTS'를 운영하고 있는 방상호 단장은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이용 등이 있는 '지스타매니지먼트'에서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고, 강남구풋살연맹 사무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그 누구보다 바쁘게 제2의 삶을 살고 있는 방상호 단장은 은퇴 이후의 삶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며 자신의 후배들을 위해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 '축구 명문' 동북중의 대형 센터백 유망주, 그러나 힘들었던 축구 선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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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덧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방상호 단장은 여전히 현역 선수 못지않은 '피지컬'을 자랑하고 있다. 선수 시절도 마찬가지. 큰 키에 발도 빨라 대형 센터백 유망주로 평가받았고, 동북중학교 시절에는 심우연, 이요한 등 프로 무대에서 성공한 선수들과 함께 각종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축구 선수의 삶은 쉽지 않았다. 동북중학교의 황금세대와 함께 수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지만 축구 선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특히 선배들의 체벌과 자유가 없는 삶은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방상호 단장은 '축구 명문' 동북중학교를 졸업하고, 미래가 보장돼있는 동북고등학교가 아닌 중대부고로 진학을 했다. 당시에는 동북중학교를 졸업하며 대부분 동북고등학교로 진학을 했기 때문에 '이슈'가 됐다.
-어떻게 축구를 시작했는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축구를 시작했다. 현재 키가 190cm 정도 되는데 어린 시절에도 키가 컸고, 달리기도 빨라서 축구를 시작하게 됐다. 워낙 신체조건이 좋았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공격수였고, 상비군에 뽑혔을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았다. 대회 우승도 많이 했다.
-축구명문 동북중학교에서 뛰었다. 지금도 강팀이지만 당시에는 우승을 휩쓰는 학교였다고 들었다
당시 동북중학교는 대회를 나가면 무조건 우승을 하는 팀이었다. 우리 세대에는 심우연, 이요한 등 프로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많았고, 우리 후배 세대에는 권순형, 이상협 등이 있었다. 중학교 때는 축구를 쉽게 했던 것 같고, 우승도 많이 했다.
-가장 좋은 시기였을 것 같다
아니다. 축구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축구선수 시절은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를 버텼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체벌이 심했기 때문에 코치, 선배들에게 많이 맞았던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국가대표와 프로선수의 꿈이 어느 시점부터 사라지면서 하루하루 버티며 지내자는 생각이 더 많았던 거 같다.
-동북중학교의 대형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근데 왜 중대부고를 선택했는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쯤 고민이 생겼다. 고등학교 진학을 놓고 고민을 했는데 사실 동북중을 졸업하면 대부분 동북고로 진학을 한다. 워낙 축구로 유명한 학교이기 때문이고, 동북고는 FC서울의 지명을 받는 학교였다. 그러나 선배들의 구타 등 여러 이유로 동북고를 가기 싫었다. 중학교 때 선배들이 그대로 고등학교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대부고를 선택했다. 당시 중대부고에 자리가 없었음에도 동북중학교 출신이 온다고 하니 테스트의 기회를 줬고, 결국 중대부고에 입학했다.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고, 축구도 잘했던 것 같다. 당시 중대부고에는 나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를 원하는 선수들이 많이 입학했다. 한 대회에서 전승을 했을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고, 우승도 했었다.
# 프로 무대 진출 실패? No! 제2의 삶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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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중학교와 중대부고를 거치면서 대형 센터백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축구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 3학년 때 깊은 슬럼프가 찾아왔고, 여러 이유 때문에 운동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2학년 때는 K리그의 명문 클럽 울산 현대의 제의도 받았지만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슬럼프가 이어지며 결국 프로 무대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방상호 단장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축구를 그만두고 나서 '축구 명문' 동북고등학교로 진학했어야 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후회는 없었고, 오히려 빨리 사회에 나와 많은 것을 경험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그렇게 제2의 삶이 시작됐고, 축구 선수가 아닌 축구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중대부고 3학년 때 슬럼프가 찾아왔다고 들었다
3학년 때 감독 선생님이 중대부고 동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만두는 상황이 됐고, 선수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한 마디로 팀이 무너졌고, 나 역시 운동도 제대로 안하고 놀기만 했다. 퇴장도 많이 당하고, 심판들과도 싸우는 등 지금 보면 좋지 않았던 행동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2학년 때 이야기가 오갔던 울산 현대 입단도 어려워졌고, 연습생으로 테스트를 받으로 갔다. 현재 울산 현대에서 뛰고 있는 김창수와 함께 테스트를 받았다. 그러나 김창수는 개인 훈련도 하면서 열심히 했지만 나는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다. 결국 김창수는 정식 계약이 됐고, 나는 입단하지 못했다. 이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테스트를 받았고, 6차까지 통과했지만 결국 이마저도 무산됐다.
-축구 선수에게는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 같다
이때 축구 선수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당시 친형이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가있었기 때문에 나 역시도 호주행을 알아봤다. 당시에 신태용 선생님이 퀸즐랜드 로어에서 선수로 뛰고 있었고, 수소문 끝에 연락이 됐다. 신태용 선생님이 당시 부상을 당해 코치로 전환해 활약하고 있었고, 나도 몸을 만들어 호주로 갔다. 9개월 정도 뛰었다. 프로 개념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뛰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었던 것 같다. 당시 팀이 더 발전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프로 경력이 있는 더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결국 한국에 들어와서 축구를 계속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신태용 선생님은 축구를 더 하라고 조언했지만 나는 다른 일을 알아봤다.
-축구 선수를 그만두고 축구에 대한 생각은 없었는가?
물론 축구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 축구를 그만두고 나서는 축구와 관련이 없는 모델 등 다양한 일들을 했고, 처음에는 축구의 '축'자도 듣기 싫었을 정도였다. 축구공도 보기 싫었다. 하지만 결국 축구를 버릴 수 없었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도 축구였다. 그래서 돌아오게 됐고, 축구 교실의 지도자를 시작했다. 급여도 적고, 주말도 없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지만 4~5년 정도 하면서 독립을 하게 됐다. 이때는 정말 잘됐던 것 같다. 철도 많이 들었고, 축구 선수 때 하지 못했던 공부도 많이 했다. 매일매일 신문을 읽으면서 지식을 채우려고 노력했다.
-너무 빨리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가?
지금도 선후배들이 너무 일찍 그만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초반에는 후회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재 축구 클럽 운영 말고도 축구와 관련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운도 좋았고, 축구를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느꼈다. 지금은 은퇴한 선수들에게 전화도 많이 받고 있고,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있다. 보통 프로 축구 선수들이 30대에 은퇴를 하기 때문에 사회에 나오면 너무 늦다. 그렇기 때문에 패배감을 맛보는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어차피 내가 A대표급 선수가 아니라면 일찍 그만두고 사회를 경험했던 것도 좋다는 생각이다. 일찍 나와서 자리를 잘 잡았다.
# 은퇴→지도자→에이전트, '축구인' 방상호가 후배들에게 전하는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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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호 단장의 선수 시절을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은퇴를 너무 빨리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방 단장은 후회가 없었고, 오히려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자신 같이 축구를 빨리 그만둔 후배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다양한 길을 걸으면서 쌓은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은퇴 후 처음에 축구교실을 운영했다. 어려웠던 점은?
가장 어려웠던 것은 자금이다. 프로 선수 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어느 정도 자금이 쌓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처럼 빠르게 은퇴한 선수들은 금전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축구 교실에서 코치로 배우면서 일하려고 해도 워낙 박봉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솔직히 요새는 동네마다 축구 교실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 길을 계속 걷는 것이 중요하다. 버티는 사람이 승리하게 돼있다. 끈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운영하다보면 축구 교실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어려운 순간을 버티면서 한 길을 걷다보니 여유가 생겼고, 축구 교실을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면서 다른 일도 할 수 있었다. 현재 많은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주업은 축구교실이다. 솔직히 축구 교실이나, 엘리트 코치 생활을 하나 급여에 있어서 박한 것은 다 마찬가지다. 축구를 그만 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축구 교실이든, 코치 생활이든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일을 찾고 꾸준하게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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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까지 시작했다. 축구와 관련돼 여러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타이밍이 좋았다. 축구 교실이 자리를 잡다보니 여러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쌓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여러 단체들과 일을 하기 시작했고, 서로 돕고 있다. 에이전트 같은 경우에는 축구교실을 시작하게 해준 대표님이 에이전트 일을 소개해주셨고, 현재 '지스타매니지먼트'의 팀장을 맡고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에이전트 일도 시작하게 됐다. 솔직히 돈을 벌 목적으로 여러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돈보다는 사람들과 관계를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기회가 왔고, 현재는 여러 일을 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돈을 쫓아갔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오래가지 않는다. 돈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다. 돈을 내려놓으니 여러 가지가 보였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이 축구 업계는 정말 좁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축구 교실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씀씀이가 크다. 그러나 은퇴를 하면 달라져야 한다. 나 역시도 그런 금전적인 어려움이 많았다. 빚도 많이 졌는데 그때 이요한이라는 친구가 도움을 줬고, 그때부터 계획적으로 살게 됐다. 축구 선수들이 금전적인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못한다. 관리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축구, 지도자, 에이전트 등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시절은?
현재 이 순간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다보니 여러 기회가 생겼고, 축구를 통해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 있다. 현재도 계속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기회가 있을 때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
-은퇴를 앞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사실 내게 있어서 은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축구를 그만둔 것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어도 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요즘 후배들은 더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의 문은 더 좁아졌고, 축구 선수들은 너무 많다. 지금 클럽 지도자와 에이전트를 하고 있지만 경제가 어려우니 축구를 돈을 버는 것은 더 힘들어졌고, 구단도 지급을 열지 않는다. 지금 선수들이 더 치열하게 사는 것 같고, 일찍 은퇴한 후배들은 더 힘들 것이다. 그래도 조언을 해준다면 은퇴 후 여러 일보다는 일단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다른 기회가 온다. 그리고 축구라는 삶에서 직업을 찾는 것도 추천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축구를 그만두고 정말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다. 축구 선수들은 축구밖에 모르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대학을 나와 사회에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는 축구 선수들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사회생활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시키는 것만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축구를 하면 코치나 감독의 지시만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표를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축구는 산업으로 변했다. 축구 선수만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축구를 그만두게 된다면 목표를 정해야 되고, 목표로 갈 수 있도록 지름길을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축구 선수들은 배운 게 없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 참고, 견뎌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축구 선수들이 아무래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자존심이 강하다. 자존심을 버리고,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부모님을 생각해야 하고, 은퇴 후에 제일 힘들고 슬픈 사람은 본인이 아는 부모님이다. 부모는 축구를 그만둔 아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것이 가장 힘들다. 모든 선수들의 부모님들은 자식을 축구 선수로 키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을 것이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목표를 찾아 제2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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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의 말: 축구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은퇴 이후 제2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방상호 단장의 이야기를 5월 24일(금)부터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합니다. '방상호의 무모한도전'이라는 이름의 칼럼은 축구 은퇴 이후의 삶을 디테일하게 전달할 예정이고, 축구 선수와 학보모를 위한 여러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인터뷰=방상호 지스포츠클럽 단장
사진=인터풋볼, 방상호 단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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