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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떠돌이에서 SK 수호신으로…하재훈의 ‘야구인생 반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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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좌절 후 일본 독립리그 ‘전전’…늦깎이 신인으로 SK 지명 받아

15경기 무실점·6세이브 맹활약

“팬들에게 희망 메시지 됐으면”



경향신문



SK 우완 하재훈(29·사진)은 그야말로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타지의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운동을 포기할 뻔 했던 야구인생의 반전이다.

하재훈은 2019시즌 늦깎이 신인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뒤 신분이 급상승 중이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개막전인 3월23일 문학 KT전에서 구원투수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지금은 팀의 마무리 공백을 메우며 벌써 6세이브를 수확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재훈은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저도 이렇게 빨리, 꿈꾸던 마운드에 서게 될 줄은 몰랐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재훈의 야구 인생은 ‘드라마틱’하다. 하재훈은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계약금 10만 달러라는 낮은 평가였지만 도전을 택했다. 시카고 컵스에 포수로 입단해 야수로 전향, 트리플A까지 오르면서 구단 유망주로 주목받다 부상에 좌절하기도 했다. 하재훈은 이후 투수 글러브를 꼈다. 강한 어깨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재훈은 투수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현실의 벽을 만나면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접어야 했다.

일본으로 눈을 돌린 하재훈은 독립리그팀에 입단해 기회를 노렸다. 그 해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잠시 뛰기도 했다. 다시 독립리그로 뒷걸음질 친 하재훈은 지난해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SK의 지명을 받았다. 하재훈은 과거를 돌아보며 “미국에서 더 이상 야구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독립리그에서 뛸 때 정말 힘들었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 덕분에 더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가족들 생각으로 버텼다. 두 아들과 6년 전 결혼한 아내가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하재훈은 해외에서 대부분을 타자로 뛰었지만 SK는 투수로서 그의 가능성을 봤다. SK의 선택은 적중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뿌렸던 하재훈은 기대보다 빠르게 적응했다. 그리고 시즌 초 마무리 김태훈의 부진으로 찾아온 불펜 위기에서 하재훈이 맹활약 중이다.

하재훈은 지난달 26일 수원 KT전에서 마무리로 팀의 2-0 승리를 지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하재훈은 이후 6경기에서 등판해 5세이브를 추가했다. 최근 15경기 14.1이닝 동안 무실점 투구로 벤치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하재훈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당차게 도전을 이어갈 생각이다.

하재훈은 “자신이 없다면 좋은 공을 던지기 어렵다. 야구 뿐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한다”며 “제가 야구팬들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 마운드 위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희망을 보여줬던 투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 하재훈 프로필

·생년월일 | 1990년 10월29일

·신체조건 | 183㎝ 87㎏

·출신학교 | 마산동중-마산용마고

·포지션 | 투수(외야수·포수)

·소속팀

시카고 컵스 마이너(2009~2015)

독립리그 도쿠시마(2016, 2017~2018)

야쿠르트(2016), SK(2019~)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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