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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윤성빈 일본연수에 담긴 롯데의 현실적 고민과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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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황석조 기자

시즌 중 이례적인 일본행. 단기연수라고는 하지만 이례적인 선택임에는 분명하다. 사령탑은 간곡하게 요청했다고까지 했다. 이번 시즌 선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현재이자 미래인 유망주 윤성빈을 전격 일본에 보낸 이유다.

롯데는 14일 깜짝 소식을 발표했다. 시즌 초반 이후 1군에 모습을 보이지 않던 윤성빈이 일본 지바롯데 구단 잔류군에 3주코스 단기연수를 떠난다는 것이다. 롯데 측은 윤성빈이 기술훈련 및 트레이닝 그리고 일본 투수들과 함께하며 여러 가지를 배우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시즌 중 새로운 선수단에 합류하는 것이기에 궁금증이 많았다. 일단 윤성빈은 연수생 신분으로서 기숙사에서 지내게 되며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은 물론 합동훈련도 함께한다. 단, 실제 경기에는 나설 수 없다. 대신 자체 연습경기 등에는 출전이 가능하다.

매일경제

롯데가 영건투수 윤성빈(사진)을 수련 차원에서 일본에 단기연수를 보냈다. 윤성빈은 3주간 지바롯데 구단서 훈련한 뒤 복귀할 예정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이에 관해 “지바롯데 측 정보를 얻고 간곡하게 요청했다”며 “그쪽(지바롯데)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라며 배경을 전했다. 양 감독은 윤성빈이 여러 부분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많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시즌 중 이와 같은 결정은 굉장히 파격적이다. 시즌 후에야 교육리그 등 다양한 교류프로그램이 있지만 한창인 상황에서의 단기연수는 KBO리그 역사에 유례가 거의 없다. 더군다나 윤성빈은 미래는 물론 현재로도 가용할 수 있는 투수자원. 당장 부진으로 2군에 있다고는 하나 투수 한 명이 아쉬운 KBO리그, 특히 현 롯데 상황서 쉽게 설명되기 힘들다. 윤성빈은 3월28일 이후 1군에 계속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이처럼 파격결정을 내렸을까. 결국 투수력이 중요하고 현 팀 상황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것이다. 롯데는 14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이 최하위(5.90)이다. 당장 이런 간단한 지표로도 나오듯 시즌 내내 마운드운용으로 고민했다. 3선발 김원중의 일시적 순항, 외인원투펀치의 무난함 등이 가려주고 있지만 선발진 부족, 불펜불안, 그리고 초반 계획한 구성이 대부분 빗나가는 아쉬움을 반복했다.

양 감독이 야심차게 추진한 1+1 선발 활용도 일찌감치 종료됐다. 투수전문가로 불린 양 감독이지만 롯데서의 투수운용 첫 시즌은 시작부터 진땀을 빼고 있는 것이다.

암울한 상황, 롯데는 전에 없는 파격선택으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구단과 양 감독 모두 길게 이번 결정에 대해 설명했지만 내용적으로 핵심은 투수가 달라져오길 바란다는 것이다. 확 달라진 모습으로 힘겨운 롯데의 현재 마운드에 단비가 돼주길 기대하는 것. 여기에 장기적인 시각까지 더해지니 그 대상으로 롯데 마운드 십년을 책임질 영건 윤성빈이 낙점됐다. 윤성빈은 시즌을 앞두고 양 감독이 선발후보로 구상했을 만큼 큰 기대를 받았지만 단 한 경기만에 무너졌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롯데는 14일 경기, 오랜만에 연승 및 모두를 놀래키며 2시간13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이는 완봉승을 일군 선발투수 제이크 톰슨의 빠르고 간결하며 압도적인 피칭 덕분. 결국 해답은 마운드였다. 롯데가 색다른 도전에 나선 이유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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