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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무선중계 시대, 방송사-이통사 상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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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텔레콤 오픈이 열린 인천 영종도 스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선수들이 무선 중계 체험을 하고 있다. 김비오와 최경주(왼쪽부터) 등이 중계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제공 | KPGA



[영종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무선 중계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망(5G)이 상용화되면 스포츠 뿐만 아니라 방송 중계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SK텔레콤(SKT)이 지난 16일부터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7040야드) 중 세 홀에서 무선중계를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중계차가 없어도 방송 중계를 할 수 있다’는 광고는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중계차 한 대 당 2000만원 이상 지출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보통 골프장 곳곳에 흩어져있는 중계카메라는 중계차에서 뽑아낸 전선으로 연결돼 있다. 중계화면이 유선으로 중계차에 들어가면 이 화면이 방송국 부조정실로 송출된 이후 주조정실을 통해 안방으로 전달된다.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데 5G 무선네트워크망을 활용하면 카메라에 담은 영상을 조정실 한 곳에서 들여다보고 곧바로 전송할 수 있다. 서너단계를 거치던 중계 과정이 절반 이상 간소화돼 속보성을 배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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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로 송출된 영상에 이상이 없는지 등을 점검하고 이 영상을 중계방송사 중계차로 이어주기 위해 마련한 간이 콘테이너박스 내부 모습. 영종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SKT 5GX미디어사업부 박희상 프로젝트리더(PL)는 “5G 네트워크망이 더 촘촘히 구축돼 완전 상용화가 되면 중계차를 활용할 때 발생하는 시공간의 제약을 큰폭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령 골프 중계를 하려면 전선 길이만 약 40㎞나 되는데 중계차 1대당 연결할 수 있는 유선량은 22개 남짓에 불과하다. 마라톤이나 사이클 등 경기 공간이 광활할수록 많은 중계차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중계차 7~8대를 가동하면 전선을 포함한 차량 비용만 2억원 이상 소요된다. 비용절감 차원에서도 ‘무선 중계시대’가 몰고올 혁신이 상상을 초월한다는 의미다. 쉽게 얘기하면 제한된 공간에서만 통화할 수 있던 유선전화가 무선으로 바뀌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가속화된 것과 같은 이치다. 무선통신은 그 발전속도가 훨씬 빨라 중계시장이 급속도로 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PL은 “3세대 이동통신(3G)시대로 접어들면서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4세대인 롱텀에볼루션(LTE) 시대에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5G는 이론상 LTE보다 20배 이상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르고 처리 용량도 100배나 많다. 초저지연성에 초연결성(단위면적당 100만개 접속 가능) 등이 5G의 특성으로 평가받고 있어 가상·증강현실(VR·AR)뿐만 아니라 자동차 자율주행이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5G를 통해 방송 중계가 가능한 이유도 다운로드 뿐만 아니라 업로드 속도와 처리량에도 엄청난 기술혁신이 일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 덕분에 방송 중계도 가능해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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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코스 7번홀에서는 4D로 스윙 영상을 담을 수 있도록 수 십대의 카메라가 티잉그라운드를 둘러싸고 있다. 영종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아직은 일반적인 백팩 크기의 중계기를 카메라에 연결해 영상 송출을 하고 있지만 중계기 크기도 갈수록 작아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중계과정 뿐만 아니라 장비가 간소화되면 재난보도 등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방송사의 제작 환경이 변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협상과정에 이동통신 3사가 대형 포털과 손잡고 상상 이상의 액수로 권리를 취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스포츠케이블 채널과 이통 3사간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이 이미 시작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동통신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때문에 SK텔레콤 오픈 중계를 맡은 JTBC골프와 SKT의 협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방송사의 축척된 중계노하우에 이통사의 기술을 접목하면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알린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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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상용화되기 전인데다 첫 스포츠 중계이다보니 5G 이동통신망에 장애가 없는지 여부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영종도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박 PL은 “5G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스포츠중계라는 자부심도 있지만 빅데이터를 가미한 중계 등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더 큰 소득”이라고 자부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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