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골짜기 세대’의 반란…유럽서도 탐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부리그 6명·아마추어 2명…프로선수 적어 ‘낮은 평가’

오세훈·황태현·최준 등 활약에 해외 스카우트들 ‘눈독’



경향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정용 감독(50)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에 비해 실력과 이름값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 1999년생까지 뛸 수 있는 2019 폴란드 U-20 월드컵에 정우영(20·바이에른 뮌헨)이 불참하면서 이강인(18·발렌시아) 정도를 제외하면 검증된 해외파가 없었던 탓이다.

국내파 가운데에서도 경쟁력 있는 프로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1부리그인 K리그1에서 뛰는 9명의 선수와 2부리그인 K리그2 6명, 그리고 아마추어인 2명의 대학생이 전부여서 ‘골짜기 세대’ 혹은 ‘이강인과 아이들’이라는 불편한 별명까지 달고 다닐 정도였다. U-20 월드컵에 참가한 24개국 대표팀에서 한국과 뉴질랜드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한 것이기도 했다. 그나마 1부리그 선수들 중에는 아직 프로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한 경우가 적잖았다.

2년 전 국내에서 열린 U-20 대회에선 이승우(21·헬라스 베로나)와 백승호(22·지로나) 등 바르셀로나 유스시스템에서 자란 선수들을 주축으로 ‘황금 세대’라고 불렸던 것과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그 반대다. 골짜기 세대들의 유쾌한 반란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2부리그 선수로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이들이 결승 진출의 주춧돌 역할을 했다. 장신(1m93) 골잡이 오세훈(20·아산·오른쪽 사진)은 최전방에서 거친 몸싸움을 불사하면서 고비마다 골 사냥을 해갔고, 황태현(20·안산)은 주장으로 수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또 아마추어 측면 수비수 최준(20·연세대·왼쪽)은 지난 12일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결승골을 책임지면서 화려하게 주목을 받았다.

축구 전문가들은 골짜기 세대의 반란이 정 감독의 힘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유소년 지도자로 어릴 때부터 이들과 스킨십을 가졌던 정 감독이 선수별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할 수 있도록 조련한 것이 팀의 에너지로 축적됐다는 것이다. 또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할 수 있는 전술 이해도를 높이면서 경쟁력을 살려냈다. 훈련 기간이 한정된 대표팀 사정을 고려하면 놀랍기만 하다. 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훈련을 할 때마다 기량이 늘어났다”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면서 또 한 단계씩 성장했다고 보면 된다”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골짜기 세대’는 새로운 ‘황금 세대’로 대변신을 하고 있다. 유럽 스카우트들도 이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은 듯 설레는 표정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 브레멘의 한 스카우트는 “이강인은 원래 뛰어난 선수였고, 이번 대회에서도 ‘그레이트’였다”며 “그런데 나머지 선수들도 굿이라고 평가할 만했다. 이번 대회 활약으로 유럽으로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우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