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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정준영 집단성폭행 사건

`집단성폭행` 정준영-최종훈, 증거재판주의 속 혐의 부인 의미는[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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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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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한 날 한 시, 한 공간에서 여흥을 즐긴 다섯 명의 '카톡' 친구들. 순간의 쾌락으로 포장된, 20대 청년들의 중범죄가 3년 만에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들은 나란히 법의 심판대에 섰다. 파편화된 기억 속 죄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각자도생에 나선 이들의 진술은 비슷한 듯 서로 엇갈렸다.

16일 오후 2시 10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정준영, 최종훈 외 김모, 권모, 허모 씨 5인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이들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에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강제추행 및 강간, 강간미수 등 혐의). 또 정준영과 김씨는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을 이용해 여성의 사진 및 동영상을 수 회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공판준비기일 이들 모두 특수준강간 등의 혐의는 각자의 이유로 부인한 만큼, 본격 공판에서도 혐의 부인이 예상됐던 바. 각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각종 혐의에 대해 일부 인정 및 부인했다.

정준영 측 변호인은 "불법촬영 관련 혐의는 인정한다. 또 피해자와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나 다른 피고인들과 불특정 여성에 대한 준강간 계획한 적 없고 의식불명 항거불능 상태 아니었다"며 합의 하 성관계임을 강조했다.

최종훈 측 변호인은 "단독 범행 건의 경우, 피해자와 베란다에서 만난 사실은 있지만 강제적으로 껴안고 뽀뽀 한것은 없다"고 말했다. 공동 범행 건에 대해서는 "사건 관련해 (피고인간) 공모관계가 없었고, (피해자가)항거불능 상태 아니었다"며 "피고인의 기억에 따르면 성관계 자체도 없었지만 일정 부분, 정준영의 진술과 다른 게 있기 때문에. (성관계가) 있었다 하더라고 항거불능 상태에 의한 관계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1월 피해자 추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3월 범행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우연히 (성관계 장면을) 목격한 것은 사실이지만 밖으로 나왔고 시도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강간미수 범행을 한 적이 없다. 또 피해자가 정신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며 준강간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김씨와 공모한 바도 없으며 촬영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한다. 술에 취한 여성 간음을 공모한 적이 없다. 현장에 미리 소지하고 있던 키로 들어간 것은 맞지만 내부에 있던 짐을 찾으러 들어갔던 것"이라며 "성관계 장면을 지켜보거나 간음을 시도한 적 없으며 김씨의 행동을 만류하려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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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들의 진술도 이어졌다. 정준영은 "변호사 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입장이 같다"고 짧게 답했으며, 최종훈은 "사회적으로 물의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절대 강압적으로 강간하거나 간음하지 않았다. 계획하지도 않았다. 이 부분 참고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다.

김씨는 "피해자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면서도 "내가 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매일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허씨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억울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일명 '버닝썬 사태'가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공익제보를 통해 '정준영 카톡방' 대화 내용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수사가 개시됐다. 경찰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분석하고 피해 여성들이 정준영 등을 고소하면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연예계 강력 사건으로 비화됐다.

하지만 이날 정준영 측 변호인은 "불법적으로 취득된 카카오톡 대화가 증거로 제시됐기 때문에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지금 사건의 대부분의 증거가 카카오톡 내용이거나 그 내용을 기반으로 한 진술이다. 그러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복원하는 과정 자체가 불법이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법적으로 수집된 것이니 만큼 증거효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권씨 측 변호인은 수사기관에서 사진 등과 함께 의견을 기재한 부분에 대해 "사실과 의견을 분리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집단성폭행 사건이지만 간음을 사전에 공모했는지 여부 및 실제 추행, 희롱 및 성폭행 가담 정도에 따라 각 개인의 죄질이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는 상황. 여기에 대전제는 '재판에서 사실의 인정은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 원칙(형사소송법 제307조)이다. 각 피고인들의 주장 및 피해자 증언, 검찰 측이 제시한 증거의 증거능력 등을 재판부가 종합해 어떻게 합리적으로 판단할 지 주목된다.

다음 공판기일은 8월 19일로 잡혔다. 이날 기일에는 피해자들과의 증인신문이 비공개로 이뤄질 예정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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