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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SW포커스] 이번에도 ‘새드엔딩’…양상문 감독은 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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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지금 내가 책임을 지는 게 팀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다.”

이번에도 ‘새드엔딩’이었다. 양상문 롯데 감독이 결국 스스로 물러난다. 롯데는 19일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자진사퇴 요청을 수용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강한 ‘원 팀(One Team)’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기대에 많이 부족했고 책임을 통감한다. 이번 일로 선수단 분위기가 반전되어 강한 원 팀으로의 도전이 계속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양상문 감독에게 롯데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85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지도자로서의 첫 발을 뗀 곳 역시 롯데(1994년)였다. 2004~2005년에는 롯데의 제11대 감독으로 취임해 팀을 이끌기도 했다. 다만, 당시에도 가을야구 무대는 밟지 못했다. 각각 8위(최하위), 5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후 해설위원, LG 감독(2014~2017년), LG 단장(2018년) 등을 거친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롯데와 손을 잡았다. 13년 만이었다.

큰 뜻을 품고 지휘봉을 들었지만, 현실은 암울했다.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기 94경기에서 34승2무58패(승률 0.370)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4년 이후 롯데가 전반기를 10위로 마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타 모두 참혹한 성적표를 받은 것은 물론(팀 평균자책점 5.18 10위, 팀 타율 0.257 9위), 수비·주루 등 기본기에서도 낙제점을 받았다. 무기력한 경기가 계속되면서, 팬들의 시선 또한 차갑게 식어 갔다.

양상문 감독은 팬들을 향해 미안함을 전했다. “전반기의 부진한 성적이 죄송스럽고 참담하다”고 운을 뗀 양상문 감독은 “사랑했던 팬들에게 송구스럽다. 팀을 제대로 운영하려 발버둥 쳐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지금 내가 책임을 지는 게 팀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했다. 야구장에 와주신 팬 분들의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 특히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어린이 팬의 얼굴이 마음에 남는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17일 광주 KIA전이 끝난 직후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대표에게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단도 모르고 있던 상황. 당시 롯데는 3연패 수렁에 빠지며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전반기 최하위를 확정지었다. 잔여 시즌은 공필성 수석코치가 대신할 예정이다. 구단은 “부진한 성적으로 팬들의 열성적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대오각성의 기회로 삼겠다. 후반기에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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