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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도핑 논란'에도 최고의 레이스…쑨양, 4연패 뒤 어퍼컷으로 답하다[세계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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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쑨양이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맨 먼저 들어온 뒤 손으로 물살을 가르며 환호하고 있다. 제공 |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광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자유형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가, 약물 의혹으로 얼룩진 논란의 대상인가.

호쾌한 어퍼컷 세리머니는 자신에 대한 논란을 일축하려는 제스처였을까.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라이트인 경영 종목이 21일 시작된 가운데 첫 금메달은 중국이 자랑하는 수영 스타 쑨양(28)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3년 전 리우 올림픽부터 불거진 도핑 의혹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절정에 이르고 있어 그를 보는 세계 수영계의 시선이 더욱 따가워질 전망이다. 물론 그의 조국 중국에선 쑨양의 업적을 치켜세우며 서양 언론과 더 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의 금메달이 그의 논란을 더욱 크게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쑨양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4연패를 달성하는 선수가 됐다. 쑨양은 21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이 종목 결승에서 3분42초44로 터치패드를 찍어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3분43초17·호주·2위), 중장거리 만능 선수 가브리엘레 데티(3분43초23·이탈리아·3위) 를 따돌리고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지난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부터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쑨양은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박태환에 패해 이 종목 은메달을 머무른 뒤 2013년부터 올해까지 4회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이뤘다. 자신이 지난 4월 국제수영연맹(FINA) 챔피언스 경영 시리즈 광저우 대회에서 낸 올해 1위 기록 3분42초75를 깨트린 올해 세계 최고 기록을 수립했다. 남자 선수 중 세계선수권 단일 종목을 4연패하기는 쑨양이 4번째여서 수치만 놓고 보면 이번 대회 최고의 별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쑨양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도핑 회피 논란에 시달리며 명성에 스스로 먹칠하고 있다. 쑨양은 특히 지난 3월 도핑테스트용 샘플 훼손 논란에 휩싸여 있다. 특히 쑨양에게 경고 처분에 그친 FINA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면서 파문은 굉장히 커졌다. 이번 대회가 CAS 중재재판이 이뤄지기 전 열리면서 쑨양은 개인전 3종목 등록이 가능했으나 미국 선수들이 단체 기자회견 때 그를 정면 비판하면서 이번 대회 최대 이슈로 급부상했다. 리우 올림픽 2관왕인 미국 여자 평영의 강자 릴리 킹은 약물 관련 질문에 “도핑 샘플을 깨트린 선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는 것부터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쑨양은 리우 올림픽 때도 호튼으로부터 “도핑에 걸린 사람은 내 라이벌이 아니다”는 소리를 듣는 치욕을 맛봤다. 프랑스 수영 선수 마키유 라코르는 “쑨양의 소변은 보라색이다. 수영이 이렇게 변질되는 것이 슬프다”고 한탄했다. 결국 쑨양은 이번 대회 이후 열리는 CAS 재판을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신에 대한 의혹 해소에 적지 않게 신경쓰고 있다.

정신적으로 괴로울 법도 했으나 물에 들어간 쑨양은 노련한 레이스로 경쟁자들을 제쳤다. 초반 50m를 5위로 통과하더니 점점 속도를 끌어올려 200m 턴을 할 때 선두로 치고 나섰다. 리우에서 쑨양에 패배를 안긴 호튼이 막판 총력전을 펼쳤으나 전세를 뒤집진 못했다.

이날 수영장에 나타난 중국 팬들은 결사적으로 쑨양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오전에 열린 예선 땐 중국인들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형 선수(The greatest freestyle swimmer of all time)’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쑨양 깎아내리기를 정면 반박한 셈이다. 결승에선 출발과 함께 붉은 옷을 입고 “쑨양”을 연호하는 이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쑨양은 금메달을 따낸 뒤 중국 팬들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더니 체중을 잔뜩 실은 어퍼컷 세리머니를 두 번 시원하게 선보이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렸다. 쑨양은 22~23일 벌어지는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준결승·결승에서 이 종목 2연패 및 광주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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