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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비·바람도 그를 막을 순 없었다…셰인 로리 15언더파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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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 속 오버파 속출 디 오픈

박상현 “바람 계산, 머리 쥐날 정도”

중앙일보

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로리가 클라레 저그를 들고 딸·아내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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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골프 대회인 디 오픈. 해마다 비바람이 몰아쳐 청명한 날씨 속에 대회가 열리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오죽하면 ‘비와 바람이 없으면 디 오픈이 아니다’란 말도 나왔을까.

22일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에서 끝난 제148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서도 악천후가 선수들을 괴롭혔다. 비바람을 뚫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아일랜드 출신의 셰인 로리였다.

로리는 최종 라운드 당일 거센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1오버파를 치며 버틴 끝에 합계 15언더파로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를 6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93만5000달러(약 23억원). 토니 피나우(미국)가 합계 7언더파 3위, 브룩스 켑카(미국)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 함께 6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박상현은 2언더파 공동 16위로 아시아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냈다. 안병훈이 1오버파 공동 32위, 황인춘은 2오버파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날 궂은 날씨가 예상되자 대회 조직위는 최종 라운드 경기 시간을 2시간 정도 앞당겼다. 세찬 빗줄기와 함께 우산대가 흔들릴 만큼 거센 바람이 불었다. 전날까지 합계 10언더파 3위로 역전 우승을 노렸던 J B 홈즈(미국)는 마지막 날 16오버파 87타를 쳤다. 순식간에 순위가 64계단이나 아래인 공동 67위로 추락했다. 세계 랭커들이 줄줄이 무너진 가운데 박상현은 마지막 날 악천후 속에서도 2오버파(버디 1, 보기 2개)로 잘 버텼다. 박상현은 “서 있기도 힘들어 당연히 경기가 중단될 거로 생각했는데 그냥 경기가 시작됐다”며 “날씨는 추웠지만, 비바람을 계산하느라 머리에 쥐가 날 정도여서 사실 추운 걸 잘 못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디 오픈에서 비록 톱 10에 들지 못했지만, 메이저 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안병훈은 “디 오픈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공정하다. 공을 멀리 치는 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두루 겸비해야 경쟁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에 처음 참가한 황인춘은 “실력 차이가 크게 날까 걱정하고 왔는데 막상 경쟁을 해보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3~4년간 한국 투어의 실력이 많이 올라갔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상현은 “한국에서도 좀 더 어려운 코스에서 경기하다 보면 국내 선수들의 경쟁력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황인춘은 “한국 선수들은 가장 열심히 훈련한다. 대부분 잔디가 아니라 매트에서 샷을 연습하는 등 악조건이 문제다. 국제 대회에 출전해 교류하는 동시에 잔디와 러프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다면 격차는 더 좁혀질 수 있다. 가장 큰 차이는 퍼트인데, 4~5m 퍼트 성공률을 높이면 성적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러시=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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