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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韓골프 女벤저스 총출동…흥미진진 `메이저 2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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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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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지배하고 있는 한국 여자골퍼들에게는 몇 가지 남다른 통계가 있다. 그중 하나가 에비앙 챔피언십의 합류로 '5대 메이저 체제'로 변한 2013년 이후 홀수 해마다 메이저 3승씩을 거두는 강세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유럽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 2개를 모두 석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박인비(31)가 미국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3개를 싹쓸이한 2013년에도 유럽 메이저는 모두 다른 국가 선수들의 수중에 들어갔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동안은 매년 '유럽 메이저'에서 우승했지만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서면 브리티시여자오픈 타이틀은 놓쳤고, 브리시티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해에는 에비앙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K여자골프는 이 두 가지 흐름을 모두 깨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유럽 메이저 2승'과 '한 해 메이저 4승'을 동시에 겨냥한 것이다. 때마침 올해 유럽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브리티시여자오픈이 2주 연속으로 열리도록 일정이 조정돼 한국 여자골퍼들의 의욕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렸던 에비앙 챔피언십이 올해는 이달 25일부터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6527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이어 곧바로 8월 1일부터는 AIG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450만달러)이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의 워번 골프클럽(파72·6585야드)에서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로 펼쳐진다.

고진영(24)의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과 이정은(23)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올 초 2개 메이저 대회 우승을 거머줬던 한국 여자골퍼는 가운데 낀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을 해나 그린(호주)에게 넘겨줬지만 남은 2개 메이저 대회는 놓칠 수 없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올해 유럽 메이저 원정에 나서는 한국 여자골퍼들은 역대 최강의 진용을 갖췄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여자골프 어벤져스'나 '여자골프 드림팀' 같은 화려한 수식어를 달아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

종전 '유럽 메이저 우승자' 면면을 보더라도 올해 한국 여자골프 돌풍을 이끄는 '에이스'들의 선전을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 있다. 일단 에비앙 챔피언십은 2014년 김효주(24)와 2016년 전인지(25)가 우승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자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2017년 김인경(31), 2015년 박인비, 2012년과 2008년 신지애(31)로 이어진다. 장타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아이언샷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 유럽 메이저 챔피언에 등극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LPGA 9승을 이끌고 있는 선수들 중에는 그린 적중률이 뛰어난 '아이언걸'들이 유독 많다. 79.1%의 확률로 그린 적중률 1위에 올라 있는 고진영은 창의적이고 정교한 샷을 요구하는 유럽 코스에 최적화한 선수라고 할 만하다. 국내 골프팬들이 그에게 메이저 2승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다양한 샷 능력뿐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나 멘탈 면에서 뛰어난 US여자오픈 챔피언 이정은도 인내심을 요구하는 유럽 코스에 유리한 스타일이다. 올해 퍼팅 능력에서 LPGA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는 김효주 역시 2014년에 이어 '메이저 퀸' 재등극을 노려볼 만하다. 올해 우승은 없지만 김효주의 '톱10 진입률'은 무려 73%로 당당히 LPGA 1위에 올라 있다. 에비앙 18홀 최저타인 61타도 김효주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박성현도 올해 첫 메이저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초반 기복 심한 경기를 펼치던 박성현은 최근 3개 대회에서는 우승과 준우승 그리고 한 번은 공동 6위에 오를 정도로 최고의 샷감을 보이고 있다. 그린 적중률도 현재 3위에 오를 만큼 발군의 아이언샷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우승 후보로 한 명을 더 추가해야 한다. 국내 무대에서 상반기에만 4승을 거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세' 최혜진(20)이 유럽 메이저 2연전에 나선 까닭이다. 최혜진의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81.8%(1위)에 이른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에비앙 챔피언십이 여름에 열리게 된 것을 반기는 선수가 있다. 2013년 메이저 연승이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끊기고,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는 했지만 메이저로 승격되기 바로 전해(2012년)의 성적이라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한 한을 가슴에 품고 사는 박인비다.

박인비는 이달 초 국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가 우승했을 때도 대회가 여름에 열렸다. 그때 기억을 다시 한번 살리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바로 2012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대회 기간이 7월 말이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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