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M 승용차 앞에 앉아 있는 로리 매킬로이. |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 상금은 평범한 직장인이 평생 버는 금액과 맞먹을 만큼 어마어마하다.
올해 치러진 PGA투어 대회에서 가장 적은 우승 상금은 푸에르토리코 오픈 때 마틴 트레이너가 받은 54만달러였다.
하지만 이 대회는 같은 기간에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챔피언십에 나가지 못하는 하위 랭커를 위해 마련된 이른바 '대체 대회'다.
'대체 대회'가 아닌 정규시즌 대회에서 최소 우승 상금은 79만2천달러의 샌더스 팜스 챔피언십이다. 그 다음은 105만달러의 취리히 클래식이고 108만달러의 존 디어 클래식이 세 번째로 적은 우승 상금 대회다.
'대체 대회'를 뺀 정규 대회에서 우승 상금이 110만달러 미만은 이들 3개뿐이다. PGA투어 대회는 대개 우승자에게 130만달러 안팎의 상금을 주고 A급 대회는 170만달러 안팎을 지급한다. 메이저대회는 200만 달러 시대가 열렸다. 4개 메이저대회 중에 상금이 가장 적은 대회는 193만5천달러를 준 디오픈이고 US오픈 우승 상금은 225만달러에 이르렀다.
우승 상금만 많은 게 아니다. 준우승 상금만도 적지 않다. 노던 트러스트 준우승 상금이 99만9천 달러였다.
20위 이내에 들어도 10만달러 정도가 입금된다.
이런 거액의 상금을 받기에 PGA투어에 입성해 우승을 거두거나, 우승은 못 해도 여러 차례 상위권에 입상한다면 팔자가 바뀐다.
그렇다면 PGA투어에서 성공해 큰돈을 손에 넣은 선수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뭘 샀을까.
PGA투어가 몇몇 선수에게 물어본 결과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부분 선수는 갖고 싶던 자동차를 샀다.
2013년 첫 우승과 함께 성공적으로 PGA투어 첫 시즌을 보낸 패트릭 리드(미국)는 빨간색 람보르기니를 샀다고 밝혔다. 아내 저스틴에게는 벤츠 G클래스 SUV를 사줬다. 그는 "2012년 PGA투어 카드 없이 월요예선을 치르며 다닐 때 아내와 함께 작은 승용차에 웬만한 짐을 다 싣고 다녔다"면서 "차가 작아서 트렁크뿐 아니라 뒷좌석도 짐칸으로 썼다"고 회상했다.
잭 존슨(미국)은 2003년 2부 투어에서 최우수 선수로 뽑힌 기념으로 BMW 승용차를 자신에게 선물했다고 옛 추억을 되살렸다. 그는 "2부 투어에서 11번 톱10에 입상했고 49만5천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인연으로 BMW 홍보대사가 됐다는 존슨은 "덕분에 자동차를 이제 돈을 주고 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마크 리슈먼(호주)은 2017년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우승 상금으로 포드 F150 랩터 트럭을 샀다. 그는 "아이들 선물을 사려고 했는데 아내가 '당신이 원하는 걸 사라'고 강권했다. 우승 상금으로 내 몫으로 뭘 산 건 그때 한 번뿐"이라면서 "나는 원하는 걸 다 가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게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5명의 자녀를 둔 토니 피나우(미국)는 TV와 안락의자를 갖춘 벤츠 스프린터 밴을 구매했다. 그는 "나보다는 아내가 원하던 차"라면서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마치고 2년차에 들어갈 때 테슬라 전기 자동차를 자신에게 선물했다.
버바 왓슨(미국)은 PGA투어에 데뷔하기 전에 갖고 싶던 자동차를 샀다. 그는 미니투어를 전전하고 있을 때 동네 사람이 타던 중고 벤츠를 5만3천달러에 사들였다.
그는 "부모님과 한집에 살던 총각 때였다. 나한텐 큰돈이었다"고 말했다.
J.J. 스폰(미국)은 지난해 페덱스컵 랭킹 62위로 시즌을 마치고선 포르셰 911 GT3 스포츠카를 장만했다. 상금랭킹 57위(199만달러)에 올랐던 그는 "큰돈을 썼지만, PGA투어라는 큰 무대에서 그만큼 해냈다면 뭔가 큰 선물 하나는 내게 해줄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케빈 스트릴먼(미국)도 스폰과 같은 선물을 자신에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결혼 전 얘기고 아이가 셋인 지금은 포르셰는 팔아버리고 밴을 탄다"면서 "이제는 자동차나 시계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돈이 생기면 아이들한테 줄 선물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폴 케이시(잉글랜드)는 2001년 유럽프로골프투어 신인왕에 오른 기념으로 롤렉스 시계를 샀고, 조던 스피스(미국)는 특이하게도 멕시코와 바하마에 부동산을 사들였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와 웨브 심프슨(미국)은 제빙기를 집에 들여놨다.
2011년 윈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심프슨은 "내가 클 때 집에 있던 제빙기는 툭하면 고장 나는 고물이었다"면서 "첫 우승 상금으로 신제품으로 갈았다"고 말했다. 스네데커는 2012년 페덱스컵 우승 상금으로 최신형 제빙기를 샀다.
시니어 투어에서 주로 뛰는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는 첫 우승 상금으로 아내에게 줄 반지를 샀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내가 임신 6개월이었다. 뭘 다른 데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다"면서 "나중에야 나한테 포르셰 스포츠카를 사줬다"고 웃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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