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대왕 조개’ 논란으로 SBS ‘정글의 법칙’ 연출에서 배제된 조용재 PD가 약 한 달만에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로 복귀했다.
지난 14일 SBS 측은 다수의 매체를 통해 조 PD의 연출진 합류 사실을 인정하며 “주 2회 예능 편성에 제작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예능국 제작진 상당수가 투입됐으며 조 PD도 그 중 한 사람이라는 것. 하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랭하다.
조용재 PD는 지난달 초 ‘대왕 조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6월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아일랜드’에서 태국 남부 꼬묵섬 인근 바다에서 멸종위기종인 대왕조개를 채취, 시식하는 장면이 방송돼 논란이 됐다. 촬영 요청 문서에는 ‘관광 활동’만 하겠다는 약속이 명시돼 있었고, 사전 신고 내용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제작진의 대표로 서명을 한 사람이 조 PD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SBS는 7월 18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조 PD에게 감봉 조치를 내렸고, ‘정글의 법칙’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리틀 포레스트’ 연출자에 이름을 올렸다. “근신보다 휴가에 가깝지 않냐”는 일부 누리꾼들의 비아냥도 과하지 않은 근신 기간이다.
조 PD가 연출을 돕는 ‘리틀 포레스트’는 맘껏 뛰놀 곳 없는 요즘 아이들을 위한 홈 키즈 동산 조성 프로젝트다.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친환경 돌봄 하우스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화면에 담는다. 그동안 유지해왔던 월화드라마 편성을 깨고 선보이는 ‘월화예능’의 첫 주자로 주 2회 편성한다는 것도 파격적인 시도다.
그러나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첫 회(5.1%, 6.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경쟁작들을 제치고 1위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싶더니, 2회(3.5%, 5.0%)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자연과 육아를 결합했지만, 어디서 본 듯한 화면과 자막으로 신선함과는 멀어졌다는 평가다. 아이들에게는 ‘힐링’을 선사할지 모르겠지만, 보는 시청자는 그 자체로 ‘피곤’하다는 후기도 줄을 잇는다.
특히 아이들과 마주하는 ‘힐링’ 프로그램의 연출로 논란을 일으킨 프로듀서를 투입한다는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일손 부족’을 토로하기에는 ‘대왕 조개’가 불러일으킨 파장이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대중의 목소리를 무시한다 할지라도 지나친 처사다. ‘리틀 포레스트’ 출연자들은 아동 심리상담 자격증, 아동 요리 자격증 등을 취득하며 아이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 그러나 첫 주 방송을 마치기가 무섭게 조용재 PD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의 진정성조차 빛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정글의 법칙’도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인사위원회를 열어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그뿐이었다. ‘대왕 조개’ 논란에 태국 국립공원 측이 고발장을 접수했고, 이는 단순히 방송사를 넘어 국가적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비난도 가중했다. 그러나 SBS 측은 한 달도 되지 않아 새 시즌을 기획하고, 제작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 프로그램에 투입되고 있다.
시청률 면에서 ‘정글의 법칙’은 SBS 예능국의 스테디셀러다. ‘리틀 포레스트’도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이다. 시청률만 나오면 ‘무조건 OK’일까. 시청자들의 신뢰는 뒤로한 채 결과만을 쫓는 SBS 측의 결정이 비난받는 이유다.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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