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외국인 타자 샌즈.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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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샌즈는 23호, 24호 홈런을 날리면서 제이미 로맥(34·SK 와이번스·23개)을 따돌리고 14일 현재 이 부문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6타점을 더해 98타점으로 이 부문 선두에도 올랐다. 장타율(0.580)에서도 1위를 달려 타격 3관왕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타율은 0.318로 이 부문 9위에 올라있다. 샌즈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은 2~3위를 오가고 있다.
샌즈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좋은 선수로 꼽힌다. 지난해 8월 키움이 마이클 초이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샌즈의 연봉은 9만 달러(약 1억원)였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1만 달러(1000만원)를 합쳐도 겨우 10만 달러(1억1000만원)다. 값싼 비지떡일 수 있어 기대가 낮았지만, 샌즈는 엄청난 보석이었다. 지난해 정규시즌 25경기에서 타율 0.314, 12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SK와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타율 0.368, 2홈런, 6타점으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 덕분에 샌즈는 올해 키움과 재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다른 구단처럼 외국인 선수에게 큰 금액을 안겨줄 수 없었다. 샌즈는 올 시즌 연봉 총액 50만 달러(약 6억원)에 계약했다. 이는 올해 키움 유니폼을 입은 투수 에릭 요키시(30·미국)와 같은 금액으로, 개막 전 KBO리그 10개 구단과 계약한 외국인 선수 30명 중 가장 낮은 금액이었다.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은 삼성 라이온즈의 다린 러프(33·미국)의 170만 달러(약 21억원)다. 샌즈에 비해 무려 3.4배나 많다. 그런데 러프의 성적은 타율 0.284, 18홈런, 76타점로 샌즈보다 떨어진다. KBO에서 제공하는 공식 기록에서 14일 현재 샌즈의 WAR(대체 선수 승리 기여도)는 5.40이다.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을 노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조시 린드블럼(32·미국)의 5.38보다 다소 높다. 린드블럼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192만 달러(약 23억원)이다. 외국인 선수 연봉 1위다.
2019시즌 키움 외국인 선수 샌즈, 요키시, 브리검(왼쪽부터). [사진 브리검 SNS] |
샌즈는 올해 큰 슬럼프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지 잘 소화하고 있다. 지난 6월 키움의 중심 타자인 박병호(33)가 손목 부상으로 빠졌을 때는 4번 타자로 나왔다. 또 우익수 포지션 대신 1루수를 맡기도 했다. 부담은 컸지만 타격에선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고, 안정적인 땅볼 수비를 보여줬다. 샌즈의 결승타는 12개로 KBO리그 1위다.
적은 연봉에도 샌즈는 불만을 토로하지 않고 묵묵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앞으로도 KBO리그에서 뛰고 싶기 때문이다. 쉬는 날에는 아내, 두 아들과 함께 한국 문화 체험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내년 계약 때 좋은 결과가 따를 거라고 생각한다. 팀이 기회를 줘서 고맙다. 올해 꼭 우승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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