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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바티칸, 210번째 세계태권도연맹 회원국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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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맹 “교황청, 개설제안에 긍정적”

교황 스위스 근위대는 화려한 군복 대신 새하얀 도복 차림으로 태권도 겨루기를 펼친다. 사제와 수녀는 아름다운 몸짓으로 품새를 그린다. 가톨릭의 성지인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연출될 수 있는 풍경이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72)는 지난달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교황청에 태권도협회 개설을 제안했다”며 “그쪽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210번째 WT 회원국 탄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당시 비보도를 전제로 이 사실을 알렸던 조 총재는 최근 국내 취재진과의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다.

조 총재가 교황청에 태권도 전파 의지를 보이는 것은 올해 초 교황청의 변화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교황을 경호하는 스위스 근위대와 사제, 수녀, 교황청 경내 약사 등 약 60명으로 이뤄진 교황청 육상단을 지난 1월 발족시키면서 국제대회 참가를 추진하고 있다. 육상이 가능하다면 태권도 보급도 시도해볼 만하다는 게 조 총재의 구상이었다.

WT 시범단이 지난해 5월 성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관 아래 진행된 수요공개미사회에서 특별 시범을 보인 것이 좋은 계기가 됐다. 당시 시범에선 태권도 품새 선수인 싱가포르의 린다 심 수녀까지 참석해 태권도가 가진 평화의 힘을 전했다.

조 총재는 지난 6월 초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로마 그랑프리에서 만난 멜초르 데 토카 몬시뇰 교황청 문화평의회 부의장에게 태권도협회 개설을 제안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WT의 한 관계자는 “몬시뇰은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교황청 대표로 파견됐던 인물”이라며 “총 세 차례 교감을 통해 태권도 보급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귀띔했다.

교황청이 태권도 보급을 받아들인다면 근위대의 올림픽 참가도 가능하다. 조 총재는 “몬시뇰에게 성직자가 남과 다투는 겨루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올림픽 종목인) 겨루기는 근위대에게 맡기고, 성직자들은 품새를 익히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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