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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탈진할 정도로 뛰는 고참들, 꼴찌 이랜드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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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에서 파죽의 4연승… 우성용 대행, 측면공격 전략 성과

K리그2(프로축구 2부) 서울 이랜드 FC(이하 이랜드)의 별명은 얼마 전까지 '괴랜드'였다. 2015년 "5년 내에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겠다"며 야심 차게 창단했지만, 아직 1부 리그 승격도 이루지 못했다. 지난해 리그 최하위로 추락하는 등 부진이 계속되자 '파도 파도 괴담만 나오는 팀'이라는 뜻에서 '괴랜드'라는 오명이 붙었다.

이랜드는 올 시즌도 12~20라운드 9연패(連敗)를 당하는 등 20라운드까지 1승5무14패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안양전까지 이후 4경기를 모두 이겼다. 특히 18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홈경기에선 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던 3위 안양까지 2대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랜드의 순위는 꼴찌인 10위에서 9위로 한 계단 올랐다.

조선일보

지난 18일 잠실에서 열린 FC안양과 벌인 홈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한 서울 이랜드 선수단이 관중석 앞에 앉아 팬과 함께 찍은 기념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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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관계자는 "7월 무더위 속에서 온 힘을 다하던 고참 선수들이 경기 후 탈진해 병원에 실려간 다음부터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특히 우성용 수석코치가 지난 5월 김현수 감독 사퇴 후 대행 신분으로 팀 역대 일곱 번째 지휘봉을 잡은 것이 큰 전환점이 됐다. 우 감독대행은 2006년 성남 일화 소속으로 41경기에서 19골을 넣으며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특급 골잡이' 출신이다. 191㎝ 장신을 활용,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공격으로 연결하는 것이 주무기였다. 우 감독대행은 예전 경험을 살려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측면 공격을 주문했다. 그는 "현대 축구에서 크로스만큼 단순하면서도 위협적인 공격이 없다"며 "크로스가 자주 올라오니 상대 실수도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수비도 상승세에 한몫했다. 그동안 골키퍼 김영광이 홀로 간신히 실점을 막아냈다면, 이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이랜드로 들어온 이태호와 최종환이 골문 앞에 수비벽을 더욱 두껍게 만들었다. 이랜드는 4연승 동안 단 한 골만 내줬다.

요즘 들어 이랜드를 '괴랜드' 대신 '킹랜드(킹+이랜드)'로 부르는 팬들이 늘기 시작했다.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를 옮긴 FC서울과 달리, 이랜드는 서울에서 창단한 진짜 서울팀"이라며 애정을 보이기도 한다. 언젠가는 '서울 더비'가 성사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까지 품고 있다. 물론 이랜드가 1부로 승격해야 가능한 얘기다. FC 서울은 이번 시즌 1부 리그에서 3위를 달린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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