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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해외축구 돋보기]“내가 찰게” 했다가 승리 걷어찬 포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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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 래시포드 대신 PK

뼈아픈 실축, 맨유 상승세에 찬물



경향신문

면목이 없어서… 폴 포그바(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0일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 울브스와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가 1-1로 끝난 뒤 유니폼 상의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다. 울버햄튼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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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래시포드의 말이 맞다. “누구나 페널티킥을 실축할 수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실축하고, 리오넬 메시도 페널티킥을 놓친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다. 폴 포그바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것도 크게 논란이 될 사안은 아니다. 그러나 왜 하필 포그바인가. 왜 래시포드가 아닌 포그바였나.

20일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튼 울브스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가 1-1로 끝난 뒤 이런 의문이 뜨거운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포그바가 후반 22분 얻어낸 페널티킥만 성공시켰어도, 맨유는 2연승으로 순위표 최상단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지난 시즌 1무2패로 밀렸던 울버햄튼 징크스도 깨끗이 털어낼 수 있었고, 첼시와의 개막전 대승(4-0) 분위기도 이어갈 수 있었다.

논쟁의 핵심은 왜 래시포드가 아닌 포그바가 페널티킥을 찼느냐였다. 포그바는 지난 시즌부터 울브스전 이전까지 10번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3번 실축했다. 반면 래시포드는 프로 데뷔 이후 맨유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한 번도 페널티킥을 놓친 적이 없었다. 첼시와의 개막전에서도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꽂아 넣었다. 래시포드가 페널티킥을 차는 게 순리처럼 보였다. 포그바의 생각은 달랐다. 래시포드가 의견을 묻자 “내가 찰게”라며 의지를 보였다.

솔샤르 맨유 감독은 “포그바와 래시포드가 페널티킥 담당”이라며 “선수들이 ‘이건 내거야’라고 하는 것에 전혀 불만이 없다”고 말했다. 축구에서 강렬한 자기표현과 이기심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잉글랜드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지난주 래시포드가 성공시켰는데 포그바가 찬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면서 “스트라이커로서 그건 화가 날 만한 일이다. 특히 실축했다면 더욱”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전 맨유 캡틴 게리 네빌도 “드레싱룸에서 누가 페널티킥을 찰지 미리 정해 놨어야 했다”면서 “이건 복권도 아니고, 5세 미만 아이들의 경기도 아니다. 맨유의 페널티킥이다”라고 비판했다.

맨유의 리더십 결여 문제가 불거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로이 킨이나 에릭 칸토나 같은 카리스마 넘치는 주장이 있었다면 포그바로부터 볼을 빼앗아 래시포드에게 주었을 텐데 현재 맨유에는 그런 리더십을 갖춘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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