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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유럽팀에 우승컵 선물...'페테르센 동화'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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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여자골프 대항전

솔하임컵 싱글매치 끝내기 버디

"꿈 이루어졌다...완벽한 마무리"

영웅 페테르센, 전격 은퇴 선언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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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페테르센(38·노르웨이)이 승부를 끝냈다. 그리고는 홀연히 골프 여정도 끝을 냈다.

베테랑 페테르센이 유럽-미국 여자골프 대항전인 솔하임컵에서 극적인 버디로 유럽팀에 우승컵을 안겼다. 유럽팀은 15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셔의 글렌이글 골프장(파72)에서 끝난 대회 마지막 사흘째 싱글 매치플레이 12개 경기에서 6승5무5패로 승점 6.5점을 추가, 최종 승점합계 14.5대13.5로 미국팀을 꺾었다.

1990년 창설돼 2년마다 열리는 솔하임컵에서 유럽은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으며 통산전적 6승10패로 격차를 좁혔다. 2015년과 2017년에 우승했던 미국은 대회 3연패에 실패했다.

‘페테르센의 동화’가 연출됐다. 이날 12명의 1대1 대결 중 10번째 주자로 나선 페테르센이 마지막 18번홀(파5) 그린에 도달했을 때에는 유럽과 미국이 13.5대13.5로 팽팽히 맞선 상황이었다. 상대인 마리나 알렉스의 3m 버디 퍼트가 빗나가 우승 향방은 페테르센의 어깨에 달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페테르센이 2m 남짓한 거리에서 친 볼이 홀 속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극적인 효과가 더해졌다. 영웅이 되자마자 전격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것이다. 페테르센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골프의 고향인) 스코틀랜드에서,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유럽팀 단장인) 카트리나 매슈를 위한, 꿈이 이뤄졌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완벽한 마무리”라고 말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15승(메이저 2승 포함)을 거둔 페테르센은 2007년과 2012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2017년 1월 결혼한 그는 그해 시즌을 마친 뒤 지난해 8월 첫 아이를 출산했다. 올해 7월 투어에 복귀했으나 4개 대회에서 3차례 컷오프 당하는 등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지 못한 그는 이번 솔하임컵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첫날과 둘째 날 팀 매치플레이에서 1승1패로 선방한 페테르센은 이날 우승을 결정짓는 승리를 따내 자신을 믿고 추천선수로 뽑은 단장에게 ‘보은’까지 했다. 2015년 독일에서 열린 솔하임컵 때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악몽도 씻었다. 당시 페테르센은 앨리슨 리(미국)가 홀 50cm 거리에 멈춘 볼을 집어들자 컨시드를 준 적이 없다고 이의를 제기해 이 홀을 따낸 끝에 승리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똘똘 뭉친 미국팀이 우승컵을 차지했다. 자신의 9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나선 솔하임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그는 박수 칠 때 떠나는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전날까지 승점 8대8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이날 유럽은 싱글 매치에서 9번째 경기까지 3.5점을 보태는 데 그쳐 11.5대13.5로 뒤지다 나머지 3개 매치를 모두 가져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조지아 홀(잉글랜드)과 셀린 부티에(프랑스)는 나란히 4승을 거둬 우승에 기여했다. 미국팀에선 제시카·넬리 코르다 자매가 똑같이 3승1무로 선전했으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다음 솔하임컵은 2021년 9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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