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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 명문대 출신' 안, 고국에서 첫 우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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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노컷뉴스

'고국이라 더 힘나요' 재미교포 크리스티 안이 16일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 단식 1회전에서 리턴샷을 날리고 있다.(올림픽공원=코리아오픈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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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크리스티 안(27·93위)이 고국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크리스티 안은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총상금 25만 달러) 단식 1회전에서 티메아 바친스키(스위스)를 2 대 0(6-0 6-0)으로 완파했다. 산뜻하게 16강에 올랐다.

WTA 랭킹에서 겨우 1단계 낮은 상대였지만 실력은 천양지차였다. 크리스티 안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16강전 상대는 폴로나 헤르초그(51위·슬로베니아)-아나 보그단(143위·루마니아)의 1회전 승자다.

크리스티 안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16강 진출의 기세를 이었다. 당시 1회전에서 2004년 US오픈과 2009년 프랑스오픈 우승자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러시아)를 누른 그는 이어 3회전에서도 2017년 프랑스오픈 우승자 엘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를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 26위던 엘리서 메르턴스(벨기에)에 막혔지만 크리스티 안은 상승세를 몰아 랭킹을 141위에서 단숨에 90위권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기세만 보면 이번 대회 2년 전 16강 성적은 뛰어넘을 전망이다. 크리스티 안은 대진상 톱시드인 28위 마리아 사카리(그리스), 43위 카롤리나 무코바(체코), 5번 시드 46위 아얄라 톰리아노비치(오스트리아) 등 강자들이 반대편에 있어 우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크리스티 안은 부모가 한국인으로 안혜림이라는 한국 이름이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찌감치 부모님과 함께 입국해 국내에 거주 중인 할머니 등 가족들과 함께 추석을 보냈다. 크리스티 안은 대회를 앞두고 "할머니께 저녁을 사드렸다"고 귀띔했다.

특히 미국 명문인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크리스티 안은 2014년 스탠퍼드대에서 과학기술 사회학(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학사 학위를 받았다.

무엇보다 은퇴 직전까지 갔다가 20대 후반으로 들어서 다시 선수로서 빛을 보고 있다. 1992년 미국 뉴저지 태생의 크리스티 안은 6살 때 테니스에 입문해 16살이던 2008년 미국테니스협회(USTA) 주최 내셔널 챔피언십 18세부에서 우승했고, 그해 US오픈 예선을 3연승으로 통과해 본선까지 나섰다.

하지만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프로 대신 대학 졸업 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바랐던 부모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았다. 아버지가 2017년까지만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지만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았다.

그랬던 크리스티 안은 마지막 기회였던 2017년 WTA 투어 대회 16강을 시작해 국제테니스연맹(ITF) 대회 우승, 투어 대회 8강 등의 결과를 냈다. 그해 코리아오픈에서도 16강에 올랐다. 그러더니 US오픈 16강까지 올라 상금 28만 달러(약 3억3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크리스티 안은 최근 WTA 투어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마음을 비우니 갑자기 성적이 좋아졌다"고 비결을 밝혔다.

크리스티 안의 대회 목표는 소박하다.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크리스티 안은 "우승 등의 목표는 없다"면서 "잘 치면 좋겠고, 기량을 향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꿈이 있다면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크리스티 안. 과연 고국에서 WTA 첫 우승을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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