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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크게 이기고 작게 져 ‘가장 운 나쁜’ 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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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 많고 실점 적으면 높은 ‘피타고리안 승률’ 순위, 키움·두산·SK 순

1점 차이 ‘아슬아슬 승부’서 키움은 14승17패…‘운 좋은’ SK는 24승8패

LG도 NC보다 낮아…팀 순위 확정짓는 실제 승률과 차이에 희비 교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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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개정된 KBO 공식 야구규칙 1조5항은 ‘각 팀의 목적은 상대팀보다 많이 득점하여 승리하는 데에 있다’이다. 야구는 상대보다 더 많이 점수를 내 이기는 것이 목적이다. 그 승리가 쌓여서 순위가 결정된다.

당연히 득점이 많고, 실점이 적으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 야구통계의 아버지라 평가받는 빌 제임스는 이를 통해 묘한 공식을 만들었다. 이른바 야구판 ‘피타고라스 공식’이다. 직각삼각형 빗변의 길이를 구하는 수학의 피타고라스 공식과 무척 닮았다. 득점의 제곱을 득점의 제곱과 실점의 제곱의 합으로 나누면 실제 승률과 비슷한 숫자가 나온다. 이를 피타고리안 승률이라 부른다.

2019시즌 SK는 624득점을 기록했고, 504점을 허용했다. 득점의 제곱 38만9376을 득점 제곱과 실점 제곱(25만4016)의 합(64만3392)으로 나누면 0.605가 나오는데 이게 피타고리안 승률이다. SK의 실제 승률 0.632보다 조금 낮다. 한화는 실제 승률 0.385가 피타고리안 승률 0.387과 아주 근접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의 차이는 ‘운’이 크게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승률이 높으면 운이 좋았던 시즌이고, 낮으면 운이 없는 시즌이다. 이길 때 큰 점수 차이로 이기고, 질 때 작은 점수 차이로 지면 실제 승률이 기대보다 낮고 거꾸로라면 실제 승률이 기대보다 더 높다. 이 역시 점수 차이를 조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운이 크게 작용한다.

SK는 ‘운 좋은’ 시즌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4위 LG 역시 피타고리안 승률은 0.519로 NC의 0.528에 비해 낮지만 실제 승률에서는 0.561로 4위에 올라 있다. 반면 가장 운 나쁜 시즌을 치르고 있는 팀은 키움이다. 키움은 762득점, 560실점을 기록하면서 피타고리안 승률이 0.649로 리그 1위에 올라 있지만 실제 승률은 0.6에 못 미치며 두산과 엎치락뒤치락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두산 역시 피타고리안 승률 0.631로 실제 승률보다 높다.

작은 점수차로 이길 수 있다면 실제 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올 시즌 1점차 승부에서 가장 강한 팀은 SK로 24승8패를 거뒀다. LG 역시 22승13패로 강했다. 반면 키움은 1점차 승부에서 14승17패로 약했다. 두산 역시 18승18패를 기록했다. 거꾸로 6점차 이상 승부에서 키움이 24승11패로 2위, 두산이 21승7패로 1위였다.

피타고리안 승률에서 ‘운’이 매우 중요하지만 빈틈은 있다. 신동윤 야구학회 데이터분과장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팀 타선의 장타율이 높고, 투수진의 피장타율이 낮으면 기대승률보다 높은 실제 승률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SK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투수진의 피장타율이 0.355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운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마운드의 준비인지도 모른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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