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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탱크 최경주, 악동 존 댈리…그 아버지에 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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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계 부전자전 선수들

댈리 아들 국제대회 압도적 우승

최경주 아들도 미국 대회서 정상

중앙일보

존 댈리와 아들 댈리 주니어. [사진 댈리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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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목에 비해 대물림 스타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골프에서 ‘부전자전’ 선수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풍운아’ 존 댈리(53·미국)의 아들 존 댈리 주니어(16)가 16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키시미에서 열린 국제주니어골프대회에서 합계 8언더파로 우승했다. 미국 골프닷컴은 17일 “댈리 주니어와 2위 선수가 9타 차가 났다. 이틀 동안 36홀로 진행된 대회에서 (댈리 주니어는) 첫날 2언더파, 둘째 날 이글 1개 등 6언더파를 쳤다”고 소개했다. 댈리 주니어는 2017년 12월에도 국제주니어골프아카데미(IJGA) 인비테이셔널에서 연장 끝에 우승했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1년 연속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겼던 댈리는 결혼만 네 번 하는 등의 기행으로 ‘골프계 악동’이라 불렸다. 넷째 아내인 셰리 밀러와 사이에 2003년 얻은 댈리 주니어는 아버지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골프를 시작했다.

아버지 특징도 쏙 빼닮았다. 장타자 아들답게 13세에 드라이브샷을 250야드 이상 쳤고, 2017년 6월엔 190야드(파3)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홀인원도 기록했다. 추운 날씨에도 반소매 티셔츠와 알록달록한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하는 댈리 주니어는 아버지의 현역 시절을 연상시킨다.

아버지 때문에 큰 관심이 쏟아져도, 댈리 주니어는 이를 즐기는 모습이다. 댈리는 “아들에게 골프를 강요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스윙이 좋고 칩샷과 퍼트 등 쇼트 게임이 뛰어나다”며 아들을 칭찬했다. 미국에서 ‘리틀 존’으로 불리는 댈리 주니어는 롤 모델로 아버지로 꼽지 않는다. 대신 “닮고 싶은 골퍼가 여럿이다.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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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오른쪽)와 차남 강준 군(왼쪽). 장남 호준(가운데) 군도 미국 대학에서 골프선수로 뛴다. [사진 최경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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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스타가 야구, 축구, 농구와 비교해 골프 쪽은 별로 없는 편이다.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넷째 아들 개리는 PGA 투어 퀄리파잉 스쿨만 7번 낙방했고, 1부 투어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딸 샘(12), 아들 찰리(10)를 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이들이 축구에 열정적이다. 골프를 안 해도 괜찮다. 아이들이 스포츠를 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면 된다”는 입장이다. 개인 종목 특유의 고독한 자신과의 싸움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아 했다. 그 때문일까. 스타 골퍼의 2세는 다른 일을 하거나 골프 관련 사업 또는 재단 등을 물려받는 게 대부분이다.

댈리의 아들처럼 스타 골퍼의 2세로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선수가 또 있다. PGA 통산 8승을 거둔 최경주(49)의 차남 강준(16) 군이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최강준은 지난달 17일 끝난 미국 주니어골프협회(AJGA) 올스타 남자부 대회에서 우승했다. 거주지인 텍사스주 지역 대회에서는 20여 차례 우승했다.

리틀야구를 하다가 10세 때 골프채를 처음 잡은 아들에 대해 최경주는 “나를 닮아 그런지 승부 근성이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2016년 7월엔 최경주가 강준 군 캐디백을 메고 텍사스 주니어 PGA챔피언십 우승을 거들기도 했다. 최강준은 14세였던 2017년엔 한국 주니어선수권 8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당시 최강준은 “아버지가 PGA 투어 8승을 하셨으니, 난 10승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인터뷰를 해 눈길을 끌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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