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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드라마로 커리어 벼랑 끝에서 스스로 걸어나왔다.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은 지난 6월 23일(이하 한국 시간) 페더급 샛별 헤나토 모이카노(30, 브라질)를 잡고 포효했다. 경기 시작 58초 만에 펀치 TKO로 이겼다.
반전을 만드는 데 능하다. 그간 정찬성은 옥타곤 모든 경기에서 언더독이었다.
마크 호미닉과 붙을 때 그랬고 더스틴 포이리에, 데니스 버뮤데즈와 싸우기 전에도 다수가 열세를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짜릿한 언더독 반란이 옥타곤을 달궜다.
정찬성은 세간 시선을 뒤집는 데 일가견이 있다. 모이카노 전 승리는 그 절정이었다.
이제 한 명만 잡으면 된다. 한고비만 넘으면 7년 만에 타이틀전이 눈앞이다. 판은 깔렸다.
정찬성은 오는 12월 2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65 메인이벤터로 낙점 받았다.
상대는 페더급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28, 미국). 오르테가만 꺾으면 꿈에 그리던 커리어 2번째 타이틀전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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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회 한 주 전 열리는 페더급 타이틀전(맥스 할로웨이vs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승자와 내년 상반기 챔피언벨트를 놓고 주먹을 맞댈 확률이 높다.
오르테가는 난적이다. 타격과 그라운드 두루 빼어나다.
무에타이 킥복싱으로 격투 첫발을 뗐지만 13살 때부터 익힌 주짓수로 바닥 싸움에도 강점을 보인다.
2년 전 컵 스완슨, 모이카노를 내리 길로틴 초크로 잠재운 게 대표적. 찰스 올리베이라와 더불어 서브미션 결정력은 UFC 페더급 최고라는 평이다.
정찬성은 의연했다. 25일 서울 역삼동 코리안좀비MMA 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오르테가가 쉽지 않은 상대인 건 맞다. 하지만 모이카노에 비하면 크게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모이카노 전을 준비할 때가) 훨씬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이카노와 경기를 앞뒀을 땐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체격도 크고 잘 치는 선수니까 이것저것 대비해야 할 게 무수했다. 그에 비하면 오르테가는 수월한 상대"라고 덧붙였다.
오르테가 장단점을 분석해 달라고 물었다. 조곤조곤한 말씨로 차분히 자기 생각을 밝혔다.
"아시다시피 오르테가는 파워가 있고 체력과 주짓수 테크닉이 좋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훌륭한 파이터다."
"하지만 태클 능력은 상대적으로 조금 떨어지지 않나 생각한다. 어제(24일) 영상을 2시간 정도 보면서 분석했다. 확실히 영리하게 싸울 줄 아는 선수다. 앞으로 더 꼼꼼히 살펴서 준비하겠다."
정찬성은 역전의 명수다. 모이카노와 주먹을 섞을 때도 그랬다. 악재가 많았다. 날씨로 치면 먹구름이 잔뜩 껴 있었다.
지난해 11월 야이르 로드리게스(26, 멕시코)에게 경기 종료 1초를 남기고 실신 KO패했다. 애초 상대인 프랭키 에드가를 잡고 타이틀전 티켓을 거머쥐려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체급 랭킹은 12위까지 떨어졌고 그해 연말에는 올해의 KO상 조연으로 수차 이름 얼굴이 오르내렸다. 매치 메이킹에서도 불리한 흐름에 섰다.
그럼에도 '58초 TKO승' 반전 드라마를 썼다. 스스로 힘으로 물살을 바꿨다. 작은 재기를 이뤘다.
페더급 신성으로 꼽혔던 만만찮은 적과 옥타곤 바깥 변수까지 두루 붙어 이겨 냈다.
오르테가를 향해 "모이카노보다는 어렵지 않은 상대"라고 말하는 정찬성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말에 힘이 실렸다.
스포티비뉴스=역삼동, 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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