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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축구, 14년 만에 무관중 경기…"AFC와 사전 협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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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때 '관중 난동'으로 무관중 경기 경험

경기 승패 따른 부담 의식한 듯…경기 1시간 전 무관중 분위기 감지

연합뉴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북한 경기 장면
[대한축구협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북한 축구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성사된 안방 남북대결에서 홈팀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15일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홈경기에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5만여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경기를 치르는 건 홈팀의 이점이지만 북한이 이를 과감하게 포기한 것이다.

북한축구협회는 '무관중 경기' 개최를 사전에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FC 관계자는 "(북한의 무관중 경기는) 의외다. 전혀 조율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전날 양팀 매니저와 경기 감독관, 안전담당관 등이 참석한 회의 때도 예상 관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4만명 정도 들어올 것 같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기 당일 입장을 바꿔 관중을 입장시키지 않은 이유는 뭘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 1시간 전에 관중이 없는 경기장 사진을 보내와 '무관중 경기' 가능성을 감지했지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경기가 끝나고 나서 경기감독관 보고서 등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관중석이 텅텅 빈 김일성경기장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한이 A매치(축구대표팀간 경기)에서 관중 없이 홈경기를 치른 건 2005년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14년 만이다.

북한은 2005년 3월 30일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시리아 출신의 모하메드 쿠사 주심이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한 남성철을 퇴장시키자 격분해 병과 의자 등을 그라운드에 내던지고, 이란 선수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위협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때문에 북한 대표팀은 FIFA로부터 '무관중 경기' 징계를 받아 그해 6월 3일 일본과 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를 제3인 태국 방콕에서 치러야 했다.

이번 남북대결 무관중 개최도 경기 승패에 따른 부담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이 FIFA 랭킹 37위로 북한(113위)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 A매치 상대 전적에서도 7승 8무 1패로 앞서 패배 시 홈팬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취재진과 중계진, 응원단의 방북을 불허해 국제적인 관례를 어겼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대규모 홈 관중을 동원했을 때의 부담을 의식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선수단이 돌아와 봐야 정확한 무관중 경기 이유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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