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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女농구 감독 데뷔전' 이훈재-유영주, 결과는 갈렸지만 함께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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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부천, 이대선]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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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천, 강필주 기자] 이훈재 감독이 개막전에서 웃었다. 하지만 상대 유영주 감독도 웃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훈재 감독이 이끄는 KEB하나은행은 19일 오후 5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WKBL' 개막전 부산 BNK썸과 홈경기에서 30득점을 올린 강이슬과 막판 쐐기 3점포를 꽂은 고아라의 활약을 앞세워 82-78로 승리했다.

이 감독은 이날이 여자농구 사령탑으로서 첫 경기였다. 신현 상무에서 감독을 오래 맡았고 상대 BNK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금호생명 팰컨스에서 코치와 감독대행을 경험했지만 여자 농구 정식 감독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역시 어렵다. 선수들에게 '쫄았다'고 말하며 '너희들 덕분에 이겼다'고 말해줬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면서 "긴장되고 걱정도 많았다. 준비는 만족할 만큼 안되지 않나. 어제 저녁 잠이 안왔다. '외국인 선수도 며칠만 일찍 왔으면' 등의 가정 하에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덜었다"고 밝혔다.

상대 유영주 감독이 이끈 BNK썸은 이날 패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유 감독은 국민은행 세이버스와 구리 KDB생명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잠시 2002년부터 두 시즌 동안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지만 이날이 정식 감독 데뷔전이었다.

유 감독은 선수시절 뛸 때와 비교해달라는 말해 "오래 돼서 까먹었다"면서 "애국가가 나오니 긴장되더라. 내가 긴장되는 데 선수들은 더 긴장했을 것 같더라. 그래서 애들에게 '괜찮다'며 템포를 조절하려 했다. 벤치에서 제가 잘못한 부분도 있다. 첫 경기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역시 연습 때 기량이 경기 때 100% 나오기 어렵더라. 좀더 연습하고 분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 감독의 표정은 시종 밝았다. 막판 4쿼터에서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3쿼터까지 73-57로 끌려갔지만 4쿼터 막판 1점차까지 따라붙는 저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유 감독의 방점이 찍혔다.

유 감독은 "충분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나머지는 벤치의 몫이었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문제점을 보완할 것"이라며 "4쿼터에서야 우리 플레이가 나왔다. 계속 마인드 컨트롤했지만 초반 원투펀치를 맡으며 선수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부담이 가중된 것 같다. 이제 30경기 중 한 경기를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넘겼다.

각각 다른 의미의 감독 데뷔전이었다. 결과는 이훈재 감독이 승리했다. 하지만 유영주 감독은 내용에서 위안을 찾았다. 냉혹한 승부가 잣대가 되는 프로 무대였지만 둘 모두 웃을 수 있었던 데뷔전 무대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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