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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경험·집중력 앞선 두산, 먼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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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1차전 키움에 7-6 승리 / 오재일 9회 짜릿한 끝내기 안타 / 초반 흔들린 린드블럼 1실점 호투 / 시즌 최소 실책 수비진 제몫 다해 / 키움 1-6 뒤지다 7회 동점 저력 / 막판 실책으로 무너져 아쉬움

세계일보

매 경기가 일년 농사를 결정짓는 가을야구, 그 중에서도 우승팀을 가리는 한국시리즈(7전4승제)의 기세를 결정짓는 1차전은 어떤 팀이라도 긴장하게 마련이다. 야구가 직업인 프로선수들조차도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에 시달리며 실수를 연발하곤 한다. 벌써 5년째 한국시리즈에 개근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조차 “1차전은 모든 팀들이 긴장한다”고 인정했을 정도. 그러나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2019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다. “우리 두산 선수들은 큰 경기를 많이 해봤으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여유를 보였다. 그리고 감독의 이런 자신감은 그라운드에서 현실이 됐다.

이날 두산은 오재일(33)의 끝내기 안타로 키움에 7-6으로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다승과 승률, 탈삼진 등 3관왕을 차지한 리그 최고 투수 조쉬 린드블럼(32)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초반 흐름은 좋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상대팀이 결정되기를 기다리며 보낸 20일이 넘는 공백은 린드블럼조차 흔들리게 해 1회 초 박병호(33)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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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일(왼쪽 아래)이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뒤 팀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그러나 린드블럼은 이후로 더 이상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정규시즌 최소 실책에 빛나는 수비진이 제 몫을 해줬다. 1회 초 서건창(30)의 타구를 우익수 박건우(29)의 다이빙캐치로 잡아냈고, 3회 초 서건창의 2루타성 타구를 1루수 오재일이 점핑캐치로 잡아내는 등 초반부터 탄탄한 수비를 보여주더니 4회 초 무사만루 기회마저 수비력으로 막아냈다. 키움이 외야 플라이를 만들었지만 우익수 박건우가 강한 어깨로 3루주자의 태그업을 막았고, 이어 최주환(31)이 김규민(26)의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 병살로 연결했다. 큰 경기의 중압감을 완전히 벗어던진 환상적인 수비가 두산 수비진에서 연속으로 나왔다. 반면, 기회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키움은 이어진 4회 말에 수비에서 2개의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고, 두산은 이 기회를 틈타 대거 4득점하며 6-1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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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규시즌에서도 막판까지 두산과 리그 1위를 다퉜던 키움은 저력이 있었다. 선발 에릭 요키시(30)를 4이닝 만에 내리고 불펜을 일찌감치 투입해 뜨겁게 달아오른 두산의 타선을 진정시킨 뒤 두산 구원진을 공략해 6회 3득점, 7회 2득점을 따라가 끝내 6-6 동점을 만들었다. 어느새 기세는 다시 키움의 손에 들어왔다. 이쯤 되면 제아무리 정규리그 챔피언 두산이라 해도 무너질 법했다.

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두산은 다시 한번 집중력을 보여줬다. 8회 함덕주(24)에 이어 9회 초 올 시즌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이용찬(30)을 투입해 키움의 득점 행진을 막아낸 뒤 9회 말 끝내 승리를 결정짓는 끝내기 한점을 만들어냈다. 키움 김하성(24)의 실책과 정수빈(29)의 번트 내야안타, 김재환의 볼넷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오재일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한국시리즈 통산 9호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경기가 마무리됐다. 한치의 양보 없이 치러졌던 혈전의 승자는 조금 더 침착했고, 조금 더 집중력에서 앞섰던 두산이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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