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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는 벨 감독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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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사상 첫 외국인 감독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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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Colin Bell) 여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 AFC 여자아시안컵 본선까지 3년이다. 2019.10.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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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한국 (남자)축구사 최초로 외국인 지도자가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 1994년 7월24일 부임한 러시아 출신의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해 미국 월드컵을 마친 뒤 김호 감독이 물러난 자리에 후임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간은 길지 않았다. 비쇼베츠 감독은 1995년 2월26일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그 사이 불과 13번의 A매치를 치르는 것에 그쳤다. 아직은 외국인 지도자를 받아들일 상황도, 분위기도 아니었다는 게 축구계의 중론이었다.

실질적 최초의 외국인 지도자,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외국인 감독 사례로 남아 있는 이가 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2002 월드컵을 앞둔 2001년 1월 부임한 히딩크 감독은 믿기지 않는 4강 신화를 작성하면서 한국 축구의 레벨을 한 단계 이상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히딩크 역시 부임 초반에는 적잖이 흔들렸다. 생소했던 훈련법에 대한 못미더운 시선도 있었고 강호들과의 평가전에서 0-5로 크게 패하자 '오대영'이라는 비꼬는 수식어가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물과 함께 인식이 확 달라졌다. 대회가 끝난 뒤 히딩크는 거의 국민적 영웅이었다. 지금도 2002 월드컵 세대들은 "한국 축구는 히딩크 감독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고 말할 정도다. 그와 같은 축복이 또 한 번 한국 축구계에 내려질 수 있을까.

한국 축구사에 첫 외국인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시대가 개막했다. 주인공은 영국 태생으로 영국과 독일 국적을 가지고 있는 콜린 벨 감독이다.

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신임 감독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8일 벨 감독을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 AFC 여자아시안컵 본선까지 3년이다.

윤덕여 감독의 후임으로 먼저 택했던 최인철 전 인천현대제철 감독이 과거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물러난 뒤 축구협회는 다시 후보군을 꾸려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했는데, 선택은 외국인 지도자 콜린 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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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콜린 벨(Colin Bell) 여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서 선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여자대표팀 감독으로 외국인이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22 AFC 여자아시안컵 본선까지 3년이다. 2019.10.2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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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과의 기본적인 기자회견이 꽤 진행된 후 김판곤 전력강화위원장에게 "왜 지금 시점에 외국인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김 위원장은 조심스럽게 하지만 확고한 의지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때 어느 분이 '이제는 여자축구도 외국인 지도자가 한 번 와서 한 단계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견해를 주셨다. 그러며 그 분이 2002 월드컵 때의 예를 들더라"고 말한 뒤 "이제 여자축구도 다른 단계의 축구 수준을 접목할 때가 됐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꽤 이력이 화려하다. 벨 감독은 지난 2013년 최고 수준의 여자프로리그로 평가되는 독일 여자분데스리가 FFC프랑크푸르트 감독으로 취임해 2014년 독일컵 우승, 2015년 UEFA 여자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5-2016시즌에는 노르웨이 명문 아발드네스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아일랜드 여자 국가대표팀을 감독을 역임했다. 과거의 발자취가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나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다.

김판곤 위원장은 "당장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좀 길게 보고, 향후 3년간 우리 대표팀을 이끌면서 한국 여자축구의 수준을 몇 단계 발전 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리고는 "여자대표팀 선수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더 높은 수준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요구도 들었다. 좋은 지도자를 초청해서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과 서비스를 주는 것이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해줬다.

2001년에도 "굳이 외국인 감독이 필요해"라는 질문이 떠돌았으나 결국 그 도전이 지금의 한국 축구의 발판이 된 것은 사실이다. 남자축구가 히딩크 감독이라는 단초로 업그레이드 됐던 것처럼, 한국 여자축구도 콜린 벨 감독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수 있을까.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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