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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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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스승' 최진태 "어린 강인이, 마라도나 보고 배웠어"[위크엔드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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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태 스포잇 테크니컬 디렉터가 본지와 인터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 | 이용수기자


[인천=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이)강인이 지금 모습을 보면 마라도나를 보고 배운 것이다.”

어린 선수를 높게 평가하는 ‘골든보이’와 ‘코파 트로피’ 등 최종 후보에 오르며 유럽에서 인정받는 이강인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스승 최진태 감독의 말이다. 이강인은 지난 2006년 KBS2 예능 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 3기 멤버로 활약하면서 전국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어린 나이임에도 성인도 구사하기 힘든 기술을 구사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강인의 부모는 아들의 성장을 위해 많은 지도자를 찾아다닌 끝에 인천 유소년 아카데미 창단 및 초대 감독인 최 감독과 만났다. 본지는 현재 스포츠 스타트업 ‘스포잇’의 테크니컬 디렉터로 활동하는 최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이강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최진태 감독은 지난 2003년부터 지도자 생활의 대부분을 어린 선수 육성에 투자하고 있다. 그가 처음 본 이강인의 어린 시절은 지도자 생활하는 현재까지도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였다고 평가한다. 최 감독은 “처음부터 천재성을 지닌 아이였다”라며 “당시 인터넷에서 볼 수 있던 라보나나 플립플랩 등을 자연스럽게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유소년 교육에서 ‘기본기’와 ‘즐거움’을 제일 강조하고 있다. 최 감독은 “5~7세 시기에 공을 만진 아이들의 감각이 뛰어나다. 내 경험에 비춰봤을 때 기술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며 “하지만 즐기면서 운동해야지 승부에 쫓기게 되면 아이를 망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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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도 현란한 기술을 보여줬던 이강인. 제공 | 최진태 감독


최 감독이 처음 만난 이강인은 축구를 잘 하는 아이였지만 기본기는 부족했다. 태권도 사범으로서 엘리트 교육을 받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이강인은 모래주머니도 차고 혹독하게 훈련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강인은 축구를 즐길 줄 아는 아이였다. 최 감독은 “(이)강인이는 당시 오락 프로에서 게임만 뛰었지 체계적인 교육은 못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 팀 훈련을 못 따라왔다. 그래서 (이)강인이도 ‘이게 뭐야’하면서 의욕을 가지고 기본기를 배웠다”고 기억했다.

당시 이강인의 인기로 인천에서 열린 아카데미 수업에는 일산, 시흥, 안양 등 외지에서 몰려든 아이들로 가득했다. 당시 15명이 정원이었지만 50명의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여기에 수업이 진행된 옥류초교 운동장에는 주변 주민들이 모두 이강인을 보기 위해 나왔다. 최 감독은 “훈련이 끝날 때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데려와서 입단 여부를 물으며 줄을 섰다. 또 당시 훈련 때면 인근 상인들도 찾아와 구경하기도 했다”며 “당시 많은 인사들이 강인이를 통해서 축구와 연을 맺고 아직도 인천 유나이티드를 응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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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 현재 모습으로 성장하는데 큰 계기는 최 감독이 아니라고 손사레를 쳤다. 최 감독은 “오늘날 (이)강인이의 축구에 영향을 준 사람은 마라도나다. 영상을 보면 왼발로 플레이 하는 게 똑같다. 당시 부모님께 물어보니 ‘아이가 책상 위에 올라가서 스스로 마라도나를 치고 1~2시간 보고 공 가지고 따라했다’고 하더라”며 “당시 (이)강인이의 머리 속에는 마라도나의 모습이 각인돼서 축구를 마라도나처럼 해야하는 줄 알고 준비돼 있었다. 마라도나가 지금의 (이)강인에게 강한 인식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천재성’을 지닌 이강인에게 축구선수로 대성할 수 있는 기본을 잡아 준 건 최 감독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강인과 인연이 내게는 영광스러운 기회, 기억이다. 지금도 그 아이가 행복하게 축구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한 부분에서 뿌듯하다. 당시 그 아이에게 축구에 대한 호기심, 탐구할 수 있는 부분을 유지해줬다”라며 “‘축구는 남이 부족한 부분을 네가 채워주고, (이)강인이가 부족한 부분을 동료가 도와주는 게 축구’라고 말한 기억이 남는다”며 웃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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