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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KBL은 처음이지? 천국과 지옥 오간 LG 새 외인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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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김진엽 기자] 혜성처럼 등장한 LG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크 해리스(36)가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LG는 31일 오후 7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83-89(20-20 25-21 19-23 18-18 1-7)로 패하면서 리그 꼴찌 탈출에 실패했다.

LG는 이날 경기 전 분위기가 최악이었다. 지난 시즌 봄 농구를 했던 그 팀은 온데간데없었다. 9경기를 치르는 동안 거둔 승리는 단 2회.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는 사이 순위는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반전이 절실한 상황에서 LG 앞에 나타난 DB. 지난 시즌 에이스였던 김종규(28)의 빈자리를 여전히 확실하게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하필 그가 새 둥지를 튼 팀을 만났다. 그것도 원정 경기. 설상가상으로 주포 김시래(30)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뛰지 못한다. 베테랑 슈터 조성민까지 어깨 통증으로 빠졌다. 이미 시즌 초 한 차례 DB에 호되게 당했던 터라 LG의 승리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웠다.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뉴페이스가 나타났다. 기대 이하에 그친 버논 맥클린을 대신해 KBL 무대를 밝은 베테랑 해리스가 그 주인공이다. NBA는 물론 아시아권에서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그는 현주엽 감독의 승부수였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급하게 KBL에 선수 등록 절차를 마친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팀에 녹아든 경기력을 선보였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해리스는 이날 경기 41득점 15리바운드 3스틸을 했다. 전반으로 시선을 좁히면 역대 54번째 전반 20-10을 달성했다. 전반에만 14분 24초를 뛰며 20득점 10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데뷔전에서 KBL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단순 숫자만 엄청난 게 아니다. 해리스가 번뜩인 순간순간이 말 그대로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DB가 홈 이점을 살려 도망치려 하면, 해리스가 스틸을 해서 턴오버를 만들고 빠르게 동료에게 연결해 뒤를 바짝 추격했다. 경기를 뒤집을 때도 해리스의 3점 슈팅이 빛을 봤다. 같은 자리에서만 3점 슈팅 3개를 연달아 꽂아 넣으며 DB를 괴롭혔다.

해리스 활약만큼이나 DB 선수단들도 박수받아 마땅했다. 치나누 오누아쿠(16득점), 김종규(15득점) 등이 힘을 보태며 DB 공격을 이끌었다. 치열한 공방전이 오가는 사이 4쿼터 종료 직전 두 팀은 82-82로 균형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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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피나는 싸움을 끝낼 찬스를 맞았다. 종료 13여 초 전에 천금 같은 역전의 기회를 잡았는데, 해리스가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다행히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고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해리스는 연장전에서는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제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웠다. 결국 그는 구세주가 되진 못했고, 경기는 DB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 없듯, 해리스는 역대급 데뷔전을 펼치고도 막바지 연속된 실수 때문에 천국과 지옥을 모두 맛봐야 했다. 그래도 LG의 부족했던 점을 채운 선수라는 점에서 내일을 기대케 한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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