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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궁금한 이야기Y' 전문가, "이건 살인 행위다"…무속인이 향기 씨에게 행한 화공술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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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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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ㅣ 김효정 에디터] 향기 씨를 죽게 한 것은 누구?

6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빨간 불빛의 그 집 616호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조명했다.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지방 도시의 안 아파트. 빨간 불빛의 그 집 616호. 주민들은 "그 집에서 신음 소리도 들리고 비명 소리도 들렸다. 좀 께름칙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6월 오전 구급대원이 누군가를 살려달라는 구조 요청을 받고 616호를 방문했다.

당시 방문했던 구급대원은 "한 여성을 세 명의 남녀가 둘러싸고 있었다. 누워있는 여성은 머리가 밀린 것처럼 아주 짧고 붉은색 액체가 얼굴에 뒤덮여 있었다. 몸 곳곳에도 붉은 자국이 선명했다. 방문했을 때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라고 했다.

사망한 여성은 향기 씨. 향기 씨는 얼굴에 화상을 입고 피부가 손상된 상태에서 호흡기 감염으로 사망했다. 유독 가스를 흡입한 정황도 보이는 여성에 대해 함께 있던 한 남자는 "귀신이 목구멍에 있어서 자기가 빼내 줬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616호에 사는 무속인이었다.

피해자 향기 씨는 사건 발생 사흘 전 그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향기 씨 일행은 무속인과 함께 금강의 하굿둑으로 향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불이 탄 자국이 선명했다. 그리고 향기 씨가 불에 타서 죽어가던 순간 그것을 보고 있던 것은 향기 씨의 부모들이었다.

그들은 왜 향기 씨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만 있었을까. 향기 씨가 죽어가던 사흘 전 새벽 현장 CCTV에서는 불꽃이 땅에서 확 올라오는 장면이 포착되었다.

경찰은 "물귀신이라 물가에서 퇴마 의식을 해야 된다고 해서 금강 하굿둑으로 피해자를 데려갔다. 안에 있는 귀신 이름을 불러가면서 옷을 태우는 등 의식을 했다"라고 했다. 무속인이 향기 씨의 물귀신을 쫓기 위해 퇴마 의식을 했다는 것. 그리고 퇴마 의식을 도운 것은 그녀의 부모였다.

이에 제작진은 그의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아버지는 황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딸을 무속인에게 맡긴 이유를 묻자 그는 한참 후에 입을 열었다. 아버지는 "살 수가 없다. 내가 오죽하면 일도 안 하고 이러고 있겠냐. 나도 죽을 거다"라며 하소연했다.

그리고 잠시 후 집안에서 한 남자가 나왔다. 그는 향기 씨의 오빠였다. 그는 "부모님은 내 동생이 욕먹을까 봐 집에서 쥐 죽은 듯 운다. 지금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심장을 도려내는 기분이다. 제발 그때 일을 묻지 말아 달라. 어릴 때부터 동생이 원인 모를 마음의 병을 앓았다"라고 했다.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을 앓은 향기 씨. 부모들은 향기 씨를 고치겠다며 전국의 무속인과 교회 등을 찾아다녔고 무속인 서 씨를 만났다.

향기 씨의 부모들은 무속인 서 씨를 만나고 향기 씨의 상태가 좋아지는 기미가 보이자 더 적극적으로 딸을 살려달라 요청했다. 그리고 무속인 서 씨는 퇴마 의식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무속인 서 씨는 향기 씨 옷을 태우는 행위로 시작해 나중에는 직접 연기를 들이마시게 하는 퇴마 의식을 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전문가는 향기 씨의 시신 분석 후 "섬처럼 이렇게 화상을 입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이렇게 섬처럼 떨어져 있는 화상은 발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액상 형태를 띤 뭔가가 흘러가고 그 위에 불이 붙은 거다. 이건 머리에서 휘발유를 부었다는 게 더 신빙성이 간다. 인화성 물질이 뿌려진 상태의 화상은 그냥 화상을 당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 이건 살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벤치에 엎드려 누운 향기 씨 머리에 인화 물질을 붓고 불을 붙였다는 것.

무속인 서 씨는 "도사들은 다 알고 있는 행위다. 화공 술이다. 인터넷을 쳐보면 다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또 다른 무속인들은 "이런 건 있을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근거가 없다. 살인마다. 그래도 안 나가면 마지막 방법으로 화전 치기가 있다. 불에 타지 않는 멍석을 사람 몸에 씌운다. 그리고 불을 던진다. 안전장치를 다 마련해놓고 한다. 반드시 여러 명이 지켜봐야 한다. 이는 독단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또한 전문가는 "이 정도는 27%의 화상 범위다. 2도 화상에 27% 화상은 치명적인 건 아니다. 병원에 가면 치료를 받고 소생할 수 있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그들은 향기 씨를 데리고 616호로 다시 돌아왔다. 얼굴과 몸 곳곳에 화상을 입고 돌아온 향기 씨는 50여 시간이 지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무속인과 향기 씨의 부모들은 향기 씨의 얼굴에 생긴 수포를 터뜨리면서 경면주사를 놓고, 부적 쓸 때 그 빨간 액체를 바르면서 마르면 또 바르고, 향을 피우는 등 의식 행위를 반복했다. 그러는 동안 의식을 잃은 향기 씨에게는 물 한 모금 지급되지 않았다

전문가는 "새벽 5시 정도에 집에 돌아가서 죽기 전까지 수분이나 음식 공급이 되지 않았다. 보호막이 벗겨진 상태에서 수분 증발은 되는데 탈수와 화상에 따른 흡입성 호흡곤란, 흡입성 화상이 사인이 된 거다"라고 분석했다.

그녀의 부모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모든 일이 진행됐다. 그중 아버지는 딸의 맥박을 직접 체크했고, 그들은 딸의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무속인 서 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된 상태. 그의 변호사는 "억울하다고 하더라. 해달라고 사정해서 해줬는데 왜 그러냐. 무속인은 피했다. 그런데 계속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서 어쩔 수 없이 선의로 의식을 해줬다. 굿을 하자고 했다더라. 부모들이 돈이 아까우니까 굿은 안 한다고 잘되면 얼마를 주겠다고 했다. 대가는 2,30만 원을 받고 명품 가방 하나를 받은 정도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무속인이 간질에 빙의가 된 사람이다. 자기도 돌보기 힘든 사람이 병원에 어떻게 데려가겠냐. 부모들은 정상 아니냐. 자기들이 판단해서 병원으로 데려갔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며 부모를 나무랐다.

그러나 부모들의 입장은 달랐다. 그들은 "귀신이 나가야 낫지, 병원에서 낫는 병이 아니다"라는 무속인의 말만 믿었다고 했다.

담당의사는 "보호자가 아직 안 죽었다고 해서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왔다. 그런데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죽었네, 아직 안 죽었네 그런 소리를 들었다더라. 죽음을 인정을 못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경찰은 "병원 의사는 사망 선고를 했는데 어머니는 믿지 못했다. 병원에 무속인을 데리고 계속 살려라, 의식을 해라. 딸이 죽은 게 아니라고 믿지 않았다"라고 했다.

실제로 부모들은 향기 씨의 사망 선고 후에도 서 씨만 찾았다.

이에 전문가는 "사이비 치료법으로 효과를 본 부모들이 무속인에게 예속되고 이런 상황에 온 것이 아닌가. 서 씨는 수십 년간 병마와 싸워오다가 부모들이 만난 한 줄기 빛이었을 거다"라고 분석했다.

무속인 서 씨는 실제로 구속 며칠 전까지도 상담 활동을 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향기 씨 부모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는 "죄책감은 전혀 없다. 힘든 사람을 나에게 맡겼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믿음으로 통제당하고 있는 부모들은 무속인의 말을 거역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속인은 자기에 대한 면피 행위를 계속할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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