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7 (목)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유럽파 없이 中·日과 대결… 벤투 스타일, 검증의 시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E-1 챔피언십 오늘 부산서 개막]

후방부터 패스로 '지배하는 축구' 그동안은 뚜렷한 성과 못내

여자부 벨 감독은 데뷔 무대… 中·홍콩, 사생결단 대결 예상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대회. 10일 부산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대회 '2019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에 담긴 의미를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남녀부 모두 한일전, 한중전, 중일전이 예정돼 있어 허투루 넘길 수 없는 무대다. 결과에 따라 각국 감독의 미래까지 예측해 볼 수 있다.

◇벤투, 유럽파 없이 의구심 떨쳐낼까

한국 남자대표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에겐 E-1 챔피언십이 냉정하게 평가를 받는 중간 시험대다. 작년 8월 부임 이후 고집해온 '지배하는 축구'를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배하는 축구는 일명 '뻥축구'를 지양하고 후방부터 패스를 돌리며 공을 점유하다 기회를 만드는 축구를 뜻한다. 아직 결과와 내용 모두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서 문제다. 벤투 감독 지휘 아래 한국은 실전에서 여러 번 '종이호랑이'가 됐다.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했고, 최근 월드컵 아시아 예선 북한·레바논 원정에선 모두 0대0으로 비겼다. 그러면서 벤투 감독의 실력에 의구심을 가지는 팬이 늘어나고 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황희찬(잘츠부르크) 같은 핵심 선수들 없이 김보경(울산)·문선민(전북) 등 국내 선수 위주로 대회에 나선다. 격년제로 열리는 E-1 챔피언십은 대회 기간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하는 공식 A매치 일정에 포함되지 않아 시즌 중인 유럽파 선수들은 참가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은 9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선수를 조합하고 새 옵션을 시험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정상에 오르면 한국은 2003년(남자부 기준) 처음 대회가 열린 이후 최초로 3연패(連覇)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2015년(중국)엔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2017년(일본)엔 신태용 전 감독이 우승컵을 들었다. FIFA 랭킹 41위인 한국은 11일 홍콩(138위), 15일 중국(75위), 18일 일본(28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혹시라도 홈에서 참사가 발생한다면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2년 전 이 대회에서 한국에 당한 1대4 패배가 도화선이 되어 이듬해 4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최초 외인 감독 맞은 여자팀 첫선

조선일보

콜린 벨(왼쪽)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한국 여자 팀은 10일 중국과 E-1 챔피언십 1차전을 벌인다. /연합뉴스


여자부에선 지난 10월 외국인으로는 처음 한국 사령탑에 오른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데뷔 무대를 갖는다. 10일 FIFA 랭킹 16위 중국을 상대한다. 한국(20위)이 랭킹에서 밀리고 최근 전적도 1승4패로 열세지만 벨 감독은 자신감이 넘쳤다. 9일 "전승 우승 목표에 변함이 없다. 기대치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15일 대만(40위), 17일 일본(10위)과 경기한다.

거침없는 목표를 내세우긴 했지만 부임 3개월 차인 만큼 벨 감독이 승패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얻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많이 뛰고 템포가 빠른 에너지 넘치는 축구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맞는 선수를 파악하고 전술적 틀을 갖춰야 내년 2월 도쿄올림픽 예선전(제주도)에서 본선 티켓을 바라볼 수 있다.

◇"너만은 잡는다" 사생결단 매치 줄줄이

가깝지만 먼 이웃이 한데 모이면서 뜨거운 사생결단 매치가 연달아 벌어진다. 18일 숙명의 한일전이 열리기에 앞서 최근 사이가 벌어질 대로 벌어진 중국과 홍콩이 축구로 한판 붙는다. 객관적 전력에선 중국이 앞서지만 홍콩 선수들이 쉽사리 물러날 수 없는 분위기다. 10일 중일전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선수들도 전통적으로 일본을 상대로는 사활을 걸고 달려든다.

[이태동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