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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김하성 ML도전 선언으로 본 '준비된 선수'와 '갑툭튀'의 차이는?[SS이슈추적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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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김하성이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19. 12. 9.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준비된 선수와 갑작스런 결정의 차이는?’

키움 유격수 김하성(24)이 지난 9일 열린 KBO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내년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수상자로 결정된 날 메이저리그에 대한 도전 의사를 밝혀 화제가 됐는데 그리 놀랄만한 뉴스는 아니다. 이미 김하성은 입단 당시부터 구단과 함께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큰 꿈을 품고 차근차근 준비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이다.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도전선언은 이미 포스팅을 신청한 SK 김광현과 두산 김재환의 도전 과정과 대비를 이뤄 더욱 관심을 끌기도 한다.

2014년 야탑고를 졸업하고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하성은 입단 첫해부터 강정호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키워졌다. 당시 히어로즈 사령탑이던 SK 염경엽 감독은 김하성을 1군과 동행시키며 직접 훈련시키고 분위기를 익히게 했다. 김하성은 고졸신인으로 60경기에 대수비, 대주자 등으로 주로 출전해 소화한 타석은 59타석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1군에 머물렀다. 그 해 주전 유격수 강정호가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을 올리며 유격수 최초 40홈런 타자로 맹활약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봤고,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같은 꿈을 꾸었다. 그리고 구단의 계획대로 무럭무럭 성장해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등 대표 유격수로 우뚝 섰다.

히어로즈는 그 해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적극 지원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상대로 선수 홍보 및 편의를 제공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했고 그 결과 피츠버그 입단을 이끌어냈다. 이듬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는 염 감독이 ML 입성을 준비중인 강정호에게 낯선 3루와 2루 수비요령을 전수해주는 애프터서비스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이 모습을 본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나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당시 이장석 전 대표는 “선수 본인이 원하면 안될 게 뭐있는가?”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정호와 마찬가지 과정을 거친 박병호는 포스팅 금액 1285만달러로 미네소타에 입단할 수 있었다.

반면 김광현과 김재환은 다소 갑작스런 결정이라 얼마나 성공적인 결과물을 도출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광현은 SK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여론을 등에 업고 어렵게 메이저리그 도전 허락을 받아냈다. 물론 이미 2014년 한차례 메이저리그에 포스팅으로 도전한 경험이 있고, 늘 해외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끄는 선수이긴 하지만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재환의 경우는 더욱 예측 불허다. 대표팀 출전으로 해외 FA자격요건을 채우면서 갑작스럽게 포스팅 신청절차를 밟게 됐다. 선수 본인의 도전의사와 관계없이 당장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스카우트들의 관심이 얼마나 되는지 조차 알 수 없다.

이미 2014년 김광현과 양현종(KIA)이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기대 이하의 입찰금액으로 쓴 맛을 봤던 선례가 있다. 손아섭과 황재균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무응찰이라는 허망한 답을 얻기도 했다.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치밀한 준비과정 없이 성급하게 메이저리그 도전을 추진한 결과다. 준비와 급조의 차이가 어떻게 귀결될지 이번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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