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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게릿 콜 연평균 3600만달러…인기하락 불구 ML 역대급 돈잔치, 왜?[이슈추적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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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윈터미팅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 길성용객원기자.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관중수는 줄어드는데 천문학적인 계약이 줄을 잇고 있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LA 에인절스와 같은 빅마켓 팀들을 포함해 15개 구단 가량이 지갑을 열며 이른바 쩐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매년 관중수와 시청률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구단들은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시장 분위기부터 다르다. 지난 2년과 달리 스토브리그 시작부터 FA들이 빠르게 새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야스마니 그랜달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4년 73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포수 시장의 문을 열었다. 지난 3일에는 FA 3수에 임한 내야수 마이크 무스타커스가 신시내티와 4년 64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무스타커스는 지난 2년 동안 다년계약에 실패하며 1년 짜리 FA 계약만 맺다가 마침내 다년계약에 성공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선발투수 시장은 예상보다 더 뜨겁다. 지난 6일 우완 잭 윌러가 필라델피아와 5년 1억1800만 달러에 사인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역대 투수 최대규모인 7년 2억4500만 달러에 워싱턴과 재결합했다. 스트라스버그가 투수 FA 계약 신기록을 세웠지만 게릿 콜이 하루만에 경신했다. 콜은 11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 24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ML 투수 역대 최고액으로, 연평균 3600만달러 시대를 처음으로 열었다.

이렇게 시장이 뜨겁지만 막상 ML(메이저리그) 상황을 돌아보면 물음표가 붙는다. ML는 최근 7년 동안 꾸준히 관중수가 하락세다. 2013시즌 총 관중 7402만 7037명·경기당 평균 관중 3만 451명을 기록한 후 2019시즌까지 내리막이다. 올해 총 관중수는 6849만 4895명이며 평균 관중수는 2만 8198명이다. 시청률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은 시청자수를 확보하는 월드시리즈 시청률이 7%대까지 추락할 위기다. 시카고 컵스가 정상에 오른 2016년 월드시리즈 시청률 12.6%를 기록했지만 2017년에는 10.6%, 2018년에는 8.3%, 그리고 올해 8.1%에 그쳤다.

그런데 ML의 수익분배 시스템과 구단 상황을 돌아보면 현재 FA 시장 과열을 이해할 수 있다. ML는 사치세를 통한 수익분배로 스몰마켓팀을 지원한다. 부자 구단이 선수단에 거액의 연봉을 투자해 사치세를 내면 스몰마켓 구단이 사치세를 지원받아 적자를 피하는 구조다. 게다가 떨어지는 시청률과 무관하게 중계권료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 등 영상기기의 다양화로 ML를 시청하는 방법 또한 TV에 국한되지 않는다. ML 사무국이 구축한 온라인 서비스 MLB.TV 가입자는 2017년 기준 350만명이 넘는다.

때문에 전반적인 TV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생중계로 이뤄지는 스포츠는 시청자수 하락폭이 덜하다. 영화나 드라마, 토크쇼 프로그램은 VOD 서비스를 비롯한 시청자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스포츠는 여전히 경기 시간에 맞춰 시청자를 끌어들인다. 때문에 방송사들은 ML 사무국과 중계권 협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각 구단들 또한 로컬 방송국과 대형 중계권 계액을 맺는다. 관중수 감소에 따른 손해를 수익분배 시스템과 중계권료로 메우며 이윤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구단주 입장에서도 ML 구단 소유는 더할나위 없는 투자산업이다. 지난달 사업가 존 셔먼은 캔자스시티 구단을 10억 달러에 사들였다. 전 구단주인 데이비드 글래스는 2000년 4월 9600만 달러를 투자해 캔자스시티 구단 독점 소유권을 얻었는데 20년 후 약 10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구단을 매각했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 또한 뉴욕 메츠를 14억 달러를 들여 구매할 계획이다. 현재 메츠 구단주 프레디 윌폰은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메츠 구단 지분을 꾸준히 매입해 메츠 구단 주인이 됐다. 그런데 윌폰이 메츠를 구매하기 위해 투자한 돈은 총 4억 7300만 달러였다. 윌폰은 메츠 구단 매각을 통해 약 9억 달러의 이익을 볼 전망이다.

이익구조 순환을 시스템화한 게 선수를 향한 과감한 투자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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