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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게릿 콜, 투수 첫 3억달러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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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투수 첫 '3억달러 사나이'가 된 게릿 콜. 휴스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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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힌 게릿 콜(29)이 투수로 사상 첫 3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콜의 행선지는 계약 기간 9년에 총액 3억2,400만달러(약 3,870억원)를 제시한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등 미국 현지 언론은 11일(한국시간) “콜이 역대 투수 최고액에 양키스와 계약했다”고 전했다. 전날 FA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워싱턴과 7년 2억4,500만달러 ‘잭팟’을 터뜨린 데 이어 하루 만에 초대형 계약이 나왔다.

콜의 계약 규모는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2019시즌을 앞두고 필라델피아와 13년 총액 3억3,000만달러에 사인한 이후 역대 FA 2위다. 투수로는 처음 3억달러를 돌파했다. 연평균 금액은 3,600만달러로 스트라스버그가 찍은 종전 최고액 3,500만달러를 넘어섰다. 또 비FA 최고액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ㆍ연평균 3,554만달러)마저 제쳤다.

FA 투수가 9년 장기 계약을 한 것도 이례적이다. 스트라스버그를 비롯해 2015년말 보스턴과 2억1,700만달러에 계약한 데이빗 프라이스, 2014년말 워싱턴과 2억1,000만달러에 도장을 찍은 맥스 슈어저 모두 7년이었다.

콜의 초대형 계약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올해 20승5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326개 피안타율 0.186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0.89의 특급 성적을 남겼다. 현지 언론은 스트라스버그 계약 후 “더 어리고 한 수 위로 평가 받는 콜이 3억달러를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빅마켓 구단인 양키스와 에인절스가 콜 영입에 ‘올인’했고, 콜을 고객으로 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또 다른 2개의 신비로운 팀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판을 키웠다.

결국 콜은 돈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정성을 기울인 양키스를 택했다. ESPN에 따르면 양키스는 지난주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과 애런 분 감독뿐만 아니라 맷 블레이크 투수코치, 양키스 전설 앤디 페티트가 다같이 콜과 그의 아내가 머물고 있는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콜을 만난 자리에서 캐시먼 단장은 “우리는 항상 우승을 위해 노력한다는 걸 보장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팀에 애런 저지, 글레이버 토레스, 개리 산체스 등 젊은 강타자들이 많은 것도 어필했다. 콜의 마음을 움직인 양키스는 지갑까지 통 크게 열었다. 이 방법은 2008년 CC 사바시아를 영입할 당시와 비슷했다. 콜은 2008년 고교 졸업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부터 신인 1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 진학을 택해 인연이 어긋났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20년에 결국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한편, FA 투수들의 잇단 대형 계약 소식에 남은 FA 류현진(32)은 부러움을 나타냈다. 11일 동아스포츠대상에 참석한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 계약 소식을 듣고 “기사로 잘 봤다”며 “부럽다”고 했다. 총액 1억달러 계약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대해선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들어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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