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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토머스 마지막홀 버디…격하게 기뻐한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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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토머스(왼쪽)가 마지막 홀에서 승리를 결정하는 버디 퍼팅을 성공하자 파트너인 우즈가 감격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하고 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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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섬 5경기 중 네 번째 주자로 나선 '플레잉 캡틴' 타이거 우즈가 12번홀을 끝냈을 때 미국팀은 단 한 경기도 앞서지 못하고 있었다.

캡틴과 선수로 '1인2역'을 하는 우즈의 머릿속에는 총 12차례 대회 중 미국팀이 유일하게 패배했던 1998년 '호주 대참사'가 떠올랐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팀의 뒷심은 무서웠다.

13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륙 간 골프 대항전 프레지던츠컵 이틀째 포섬 경기(두 선수가 한 공으로 번갈아 치는 방식)에서 미국팀과 인터내셔널팀(세계연합팀)은 2승2패1무로 팽팽하게 맞섰다. 첫날 포볼 경기까지 합하면 여전히 인터내셔널팀이 중간 전적 6승3패1무로 우위를 지켰다.

인터내셔널팀이 두 번째 우승을 향해 앞서 나가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전날과 완전히 달라졌다. 인터내셔널팀의 무서운 상승세가 한풀 꺾인 듯한 찬 공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먼저 승전보를 울린 것은 인터내셔널팀이다. '필승 조'인 애덤 스콧(호주)과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이 더스틴 존슨-맷 쿠처를 3홀 차로 따돌리며 1승을 보탰다. 이윽고 마크 리슈먼(호주)과 에이브러햄 앤서(멕시코)도 패트릭 리드-웨브 심프슨을 3홀 차로 제압했다. 이때까지 6승1패로 인터내셔널팀이 압도적으로 리드를 지켜 나갔다. 이 대회에 앞서 속임수 논란에 휩싸여 사기가 떨어진 '캡틴 아메리카' 리드는 이틀 연속 패배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미국팀의 반격이 시작됐다. 반전의 선봉에는 역시 '부활한 호랑이' 우즈가 섰다. 첫날 미국팀 중 유일하게 승리를 따냈던 우즈와 저스틴 토머스 조는 초반에 앞서 나가다가 중반 이후 인터내셔널팀의 '한일 콤비' 안병훈(28)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에게 밀렸다.

하지만 미국의 네 번째 주자는 13번홀(파4)에서 토머스의 2m 버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 팽팽하던 기운이 깨진 것은 마지막 홀에서다. 파4의 18번홀에서 우즈가 만들어준 내리막 5m 버디 기회를 토머스가 놓치지 않으면서 이날 미국팀의 첫 승리가 나왔다. 서서히 굴러가던 토머스의 퍼트가 마지막 순간 살짝 왼쪽으로 기울어지면서 홀로 빨려 들어가자 우즈는 토머스를 격하게 끌어안고 기뻐했다. 승리 확정 후 인터뷰할 때 우즈의 얼굴은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이 고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우즈는 이번 승리로 필 미컬슨(26승16패3무)과 함께 프레지던츠컵 최다 승리(26승15패1무)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안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이어 잰더 쇼플리와 패트릭 캔틀레이도 애덤 해드윈(캐나다)-호아킨 니만(칠레)을 맞아 계속 밀리다가 18번홀 버디로 극적인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인터내셔널팀 중 가장 아쉬운 승부는 마지막 조로 나선 임성재(21)-캐머런 스미스(호주) 경기였다. 게리 우들랜드-리키 파울러와 맞선 두 선수는 15번홀까지 2홀 차로 앞섰으나 16번과 17번홀 연속 버디를 잡은 미국에 동률을 허용했다. 임성재는 마지막 홀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3m 버디 퍼팅을 시도했으나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가면서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1승1무로 여전히 '무패 행진'을 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팀은 2005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이틀 연속 미국을 앞섰지만 어니 엘스 단장은 선수들에게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기대한 만큼 성적을 거둔 것은 맞는다. 하지만 오늘 미국은 18번홀 버디로 2승을 올렸다. 우리 선수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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