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애들이 아픈 경험이 떠오르나 봐요.”
이상범(51) DB 감독은 최근 고민 한 가지를 털어놨다. 가드진 운용이 문제였다. 김민구는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출전 시간 조절이 필요했다. 승부처에 믿고 꺼낼 카드지만 아무 때나 쓸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두 차례 부상을 딛고 복귀한 허웅도 마음이 다 낫지 않았다. 돌파를 해야 할 때 서버리거나 슈팅 중 발목을 의식해 밸런스가 깨진다. 이 감독은 “부상 트라우마가 우리 팀 가드진을 흔들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DB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우승후보로 꼽혔다. 2018~2019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김종규를 영입했다. 보수총액만 12억7900만원이었다. 한국프로농구 사상 최다 금액이었다. 김종규가 아직 성장 중이라고는 해도 KBL에서 실력으로는 최상위권에 속하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진했던 외인 일라이저 토마스 대신 치나누 오누아쿠를 영입했다. 김종규와 골밑에서 트윈 타워를 이루자 상대가 인사이드를 쉽게 파고들지 못했다.
문제는 로포스트로만 공이 흘렀다. 골밑과 외곽으로 공이 유기적으로 돌아야 공간이 열리는데 흐름이 끊겼다. 김종규와 오누아쿠는 고립됐다. 결국 개인 기량으로 득점을 해야만 했다. 베테랑 김태술은 그나마 경험을 발휘해 빈틈을 찾았는데 출전 시간을 길게 유지할 수가 없었다. 구단도 애초에 영입할 때부터 감안했던 부분이다. 수비에서도 앞선이 먼저 무너지고 골밑도 뚫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한줄기 빛이 보인다. 두경민(29)이 지난 8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했다. 지난 2017~2018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던 자원이다. 물론 상무가 소속된 D리그와 프로리그의 실력 차는 정말 크다. 경기 감각이나 게임 체력 등 체크해야 할 요소도 많다. 그래도 군복무 기간 동안 운동을 계속 해왔다는 점만으로도 희소식이다. 팀의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앞선 수비에서만큼은 두경민이 힘을 보탤 수 있다. 적응하는 시간만 줄인다면 특유의 활동량과 공격에도 기대를 걸 수 있다.
두경민은 경희대 시절 김종규, 김민구 등과 호흡을 맞췄다. 서로 다른 팀에서 프로 생활을 이어왔는데 2020년에야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군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등 경사가 겹쳤다. 남다른 동기부여를 안고 복귀한 두경민은 오는 10일 인천 전자랜드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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