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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두산과 1년, 짙게 남았다" 든든한 뒷문 이형범, 믿고보는 2020[SS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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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이형범. 사진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어느덧 ’믿고 보는’ 투수 대열에 올라섰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KS) 무대를 통해 한 층 더 성장한 이형범(26·두산) 얘기다.

두산은 2019시즌을 앞두고 ‘안방 마님’ 양의지(33)를 NC에 내주는 대형 출혈을 겪었다. 양의지를 보내면서 NC의 젊은 오른손 투수를 보상 선수로 지명했고, 이 투수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매번 진화된 기량을 뽐냈다. 12월 18일, 처음 두산 유니폼을 입었을 땐 불펜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더니 더위가 찾아오던 6월 무렵엔 든든한 ‘뒷문’으로 성장했다. 67경기 6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남긴 기록은 6승 3패 19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2.66이다. 한국시리즈(KS) 우승까지 거두며 ‘유종의 미’ 그 이상을 거둔 두산과 이형범의 첫 1년은 서로에게 선물 같은 시간으로 남았다.

비시즌 기간 개인 훈련에 임하며 다시 담금질을 시작한 이형범은 “지난 해를 돌아보면 정신없이 빨리 지나갔다. 가을 야구까지 해서 유독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 회상했다.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부터 KS 정상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순간들이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마지막 4차전은 기억에 짙게 남아있다. “우승이라는 것 자체를 처음 해봤다”며 멋쩍게 웃던 이형범은 “KS 마지막 경기에 저희가 연장, 역전으로 이겼다. 따라잡고 따라붙으면서 치열하게 했다. 제가 2이닝을 책임졌는데, 작게라도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지난 가을의 영광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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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형범.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두산에서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2020년에 거는 기대도 크다. 새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 선수들은 구체적인 목표, 이루고자 하는 성적 등을 마음에 새기지만, 이형범은 여기에 크게 무게를 두지 않았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매 순간을 잘 매듭짓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다. 이형범은 “꼭 이루겠다고 세운 목표는 없다. 제가 마운드에 올라섰을 때 만큼은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밝혔다.

어느덧 ‘마무리’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 승패가 걸린 상황에 등판하는 경우가 잦은 포지션인 만큼 큰 기대와 부담감이 어깨를 누르는 자리이기도 하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솔직한 답변을 건넨 이형범은 “마무리란 자리가 그렇다. 그래서 그런 마음을 최대한 숨기면서 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편하게 생각하면서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목표를 정하면 그거에만 얽매이더라. 매 경기 집중하면 시즌 끝날 때쯤엔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면서 “저희 선수들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 캠프에서도 몸 잘 만들어 올 테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며 팬들을 향한 인사도 건넸다. 시즌 첫 날 만원 관중을 기대하며 “개막전 때부터 매진으로 꽉꽉 채워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더 힘내서 좋은 경기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목소리엔 새 시즌을 향한 희망이 가득 묻어났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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