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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연기했으면 좋겠는데"…'폐렴 사태' 中 우한 향하는 복싱 대표팀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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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복싱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4년 전 ‘리우 치욕’을 씻고 2020도쿄올림픽 복싱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앞둔 한국 복싱이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두고 겨루는 이번 대회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폐렴 집단 발병으로 떠들썩한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에서 내달 3~14일 열리기 때문이다.

4년 전 이 대회에서 남녀 전원 조기 탈락 아픔을 떠안았던 한국 복싱은 아시아선수권대회 2연패 주역이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낸 오연지(인천시청·60㎏급), 지난해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남자 선수 최초로 헤비급 금메달을 딴 김형규(울산광역시청·91㎏급) 등을 앞세워 명예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오는 27일 우한행 비행기에 오르는데 최근 충남 청양에서 막바지 담금질 중이다. 중국과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 최근 복싱 경쟁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국가와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돈다. 다만 복싱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때아닌 ‘폐렴 주의보’로 남녀 대표팀은 물론 대한복싱협회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희국 복싱협회 사무국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예정대로 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그런데 현지에서 폐렴 집단 발병과 관련해서 시시각각 보도가 이어져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위험을 감수하고 대회가 열리는 것을 두고 여러 복싱인은 국제복싱협회(AIBA)의 기능 상실을 꼽았다. AIBA는 최근 몇 년간 비리의 온상으로 지적받으면서도 개혁 행보가 더뎌 지난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73년 만에 올림픽 주관 국제연맹 타이틀을 박탈당했다. 다행히 IOC는 도쿄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복싱을 남기기로 했는데 와타나베 모리나리 국제체조연맹(FIG) 회장이 중심이 된 태스크포스(TF) 팀이 올림픽 예선전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한 복싱인은 “국제기구가 주인 노릇을 못 하고 TF팀이 임시로 대회를 운영하니까 이번처럼 변수가 발생했음에도 무언가 꼼꼼하게 대처가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TF팀은 이번 우한 집단 폐렴 사태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 및 중국 당국이 발표한 내용을 근거로 예정대로 유치하겠다고 각국 복싱협회에 전했다. WHO는 애초 폐렴 원인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밝히면서 사람 간의 전염성이 크지 않다고 발표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도 15일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사람 간 전염의 뚜렷한 증거가 없다”면서 “지금까지 폐렴 확진자는 41명으로 부부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신종 바이러스인 만큼 보도 내용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중국 우한에서 태국 방콕으로 입국한 60대 관광객이 폐렴 증세를 보여 입원했다. 중국 외에 지역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권)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도 드러났다.

최 국장은 “TF팀에서는 그저 기본 예방수칙인 ‘손,발을 잘 씻어라’ 정도로만 권고하고 있다. 앞으로 또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연락을 주겠다는데 출국이 임박한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을 동행한다고 해도 신종 바이러스는 문제가 생기면 격리 외엔 별다른 해법이 없다. 선수 1명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회가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없을텐데…”라고 말했다. 여기에 각국 선수단이 모이는 이달 말은 대규모 이동이 이뤄지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절과 맞물린다.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도 있다. 복싱협회는 우선 대회장과 숙소가 거리가 200m 남짓인 만큼 현지에서 선수들의 동선을 최소화하고 외부 접촉을 피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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