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스틸 사진=쇼박스 |
신미래 기자의 ’무’비(MOVIE, 영화)에 대한 ’용’감한 ’이야기(談)’로, 영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려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무용담’에는 주관적인 생각과 스포일러가 담겨 있습니다. <편집자주>
영화에서 공간이 주는 힘은 때론 한마디의 대사보다 강렬함을 안길 때가 있다. 1979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남산의 부장들’이 그러하다. 우민호 감독은 그 때 그 시절의 공기를 공간에 힘을 실어 사실감 있게 재현해냈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는 1979년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다뤘다. 우민호 감독은 실화를 냉철하게 그려내되 인물의 심리 묘사에 있어서 상상력을 덧댔다.
실화를 극으로 표현해내는 과정에서 사실감을 더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바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 시대 혹은 인물들을 나타내는 공간을 섬세하게 표현하면 극의 메시지, 인물의 의도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처럼 실화를 다룬 작품들에는 공간의 힘이 크게 작용한다. ‘남산의 부장들’ 역시 사실감을 전달하기 위해 공간에 많은 힘을 쏟았다. 미국에서 김규평(이병헌 분)과 박용각(곽도원 분)이 만나는 장면들은 실제 미국 워싱턴 기념탑과 링컨 메모리얼 파크에서 찍었다. 코리안 게이트 사건 이후 두 사람이 만나 링컨 메모리얼 파크를 걸어가는 모습은 동질감과 이질감이 얽혀있는 인물들의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남산의 부장들’은 프랑스에서도 해외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했다. 화제가 된 신은 파리 방돔 광장 장면이다. 영화 속 주요 발단이 되는 신들은 파리 방돔 광장에서 촬영했는데 자국 영화들에도 쉽게 촬영 허가를 내지 않는 곳으로 한국 영화가 파리 방돔 광장에 허가를 받아 촬영한 것은 ‘남산의 부장들’이 최초다. 사실감이 더해진 방돔 광장에서 펼쳐진 신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장면 중 하나다.
‘남산의 부장들’에서 핵심 장면은 바로 대통령 암살 장면. 작품의 핵심 사건을 다룬 장면이자 인물들의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인 이 장면을 극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우민호 감독은 기존 공간과 다르게 변형시켰다. 우민호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 인터뷰에서 “(시대의 공간을 표현해내기 위해) 고증을 많이 가져왔지만 모두 다 가져오지 않았다. 느와르적인 느낌이 살아야하니까 미술감독과 상의를 해서 변형하기도 했다. 가령 실제 연회장은 1층에 있었다. 그런데 2층으로 끌어올렸다, 극적 긴박감과 함께 권력 구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심지어 우민호 감독은 영화 속에 나오는 탱크, 자동차 심지어 종이의 질감까지 하나하나 신경 쓰며 그 시대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소품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고.
이렇듯 우민호 감독은 실제감을 주기 위해 실제 공간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실제 현장에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변형을 줌으로써 극적인 긴장감을 주기도 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공간의 힘을 살린 우민호 감독의 연출이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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