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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해외축구 돋보기]첼시의 골키퍼 ‘케파’ 선방률 EPL서 꼴찌“신의 손 아닌 죽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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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자동문’ 수모 아스널의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왼쪽)가 22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브리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전에서 찬 슛이 상대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의 수비를 뚫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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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갖고 그래.”

아마도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는 발로텔리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22일 아스널전에서 내준 2골은 꼭 그의 책임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마르티넬리에게 내준 첫 골은 ‘제라드의 슬립’을 연상케 한 캉테의 미끄러진 실수가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후반 42분 동점골은 아스널 베예린이 완벽하게 감아찼다. 골키퍼에서 먼 쪽으로 돌아가서 반대쪽 네트로 꽂히는 걸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그러나 통계엔 정상참작이 없다. 이날 아스널은 단 2개의 유효슈팅밖에 날리지 못했는데 그 2개가 다 첼시 골문을 갈랐다. 케파의 일은 그 2개를 막는 것이었지만 케파는 그 임무를 하나도 완수하지 못했다. “골키퍼 없이 경기한 것과 뭐가 다르냐”는 말을 들을 만했다.

아스널 골키퍼 레노는 8개의 유효슈팅 중 6개를 막아냈다. 케파가 이적료 7100만파운드(약 1082억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몸값의 골키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다.

레노는 2200만유로(약 284억원)로 케파의 4분의 1 정도 수준이다.

케파가 아스널전에서만 유독 불운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19일 뉴캐슬전에서도 상대의 유효슈팅이 2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1개를 막지 못해 결승골을 허용했다. 지난해 12월15일 본머스전도 뉴캐슬전의 판박이였다.

케파의 올 시즌 세이브율(유효슈팅-실점/유효슈팅)은 53.6%. 축구 통계사이트인 ‘FBref.com’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주전 골키퍼 중 50% 세이브율은 케파가 유일하다.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의 세이브율은 84.8%에 달하고,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맨유 데 헤아도 세이브율이 68.2%다.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케파는 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 세이브율도 51%로 리그 최하위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티보 쿠르투아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패닉 바이(급하게 큰돈을 주고 선수를 영입하는 것)’를 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복장이 터지는 건 첼시 팬들이다. 이길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놓치는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에는 “신의 손이 아니라 죽은 손”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문” “실점한 뒤 소리치는 대가로 7100만파운드를 지급했다” “케파리크스” 등등 첼시 팬들의 탄식이 끊이지 않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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